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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

매트릭스 : 고통의 진실, 안락의 허상. 당신의 선택은?

by R.H. 2009. 8. 16.



The Matrix has you.

Follow the white rabbit.
Wake up, Neo...


실존에 대한 의심

 

지금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한 의심. 이 모든 게 한낱 꿈은 아닌지, 모든 것이 허상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우리 모두는 어떤 거대한 실험의 일부는 아닌지, 혹은 우리가 노예 상태인 것을 자각조차 못하는 건 아닌지, 심지어 내가 존재하기는 하는지 등, 세상 그 누구나 한번쯤은 하는 의심.


철학자들이 하는 실존에 대한 의심은 그들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닌가 보다. 철학을 모르더라도 본능적으로 육감적으로 생기는 이러한 의심들은 시공을 넘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음이다.

 

물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불현듯 드는 이 거추장스런 질문에 대한 정답은 그 누구도 내놓지는 못했다. 고대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정답 찾기 고뇌 놀이는 지속되지만...

 

진실은 고통이고 허상은 안락하다. 당신의 선택은?

 

우리는 시스템과 이성을 논리라 하고, 꿈과 믿음은 허상이라 한다. 그런데 영화 속 매트릭스에서 이성은 허상이고, 믿음은 실존이라고 한다. 이 뭔 소리? 

 

주인공은 현실에서 엔더슨이라는 이름으로 산다. 그 현실은 체계화되어 있고, 질서가 있다. 그런데 이 질서 있는 시스템은 허상이다. 반면에 네오라는 이름으로 사는 또 다른 세계는 질서 있어 보이지도 체계화되어 있지도 않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그리고 매트릭스를 넘어선 세계는 믿음으로 가는 곳이다.

 

즉, 우리가 보는 논리의 세계는 사실 꿈이고, 우리의 육체와 이 세상의 물질들은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 이 논리로 포장된 허상의 세계 너머에는 진짜 현실(진실)이 있는데, 그곳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질서 있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배반자 사이프스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그는 안다. 매트릭스는 허상이고, 그 안에서 느끼고 즐기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은 거짓이라는 것을... 그런데도 그는 다시 매트릭스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진실이 우리가 꿈꾸는 것처럼 지극한 행복과 아름다움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매트릭스 밖의 진짜 현실은 황폐하고, 음식은 형편없으며, 목숨은 위협받는다. 이처럼 진실은 고통스럽다.


마약이 나쁜 줄 알면서도 그 환상 속에 살고 싶어하듯, 사이프스는 매트릭스의 환상 속 안락을 원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 앞에 진실을 보는 빨간 알약과 허상의 안락을 유지하는 파란 알약이 놓여있다. 당신이라면 고통의 진실에 살기를 선택하겠습니까? 아니면 거짓과 기만의 허상 속의 안락을 선택하겠습니까?



"All I'm offering is the truth. Nothing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