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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기타미드

The Listener 1-1 I'm an Adult Now 타인의 고통을 들으라.

by R.H. 2009. 8. 19.


All my life, I told myself. Turn it off. Shut it down. Make it go away. Today I broke the rule. I stopped looking the other way and I saw the truth. This isn't the curse. It's a gift.
[평생 동안, 내 자신에게 말해왔다. 신경 꺼라. 눈 감아라. 흘려 버려라. 오늘 나는 이것을 그만 두었다. 눈 돌려 외면하는 것을 그만두고, 나는 진실을 보았다. 이것은 저주가 아니다. 이는 신이 주신 재능이다.]


토비 로간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다. 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에 나오는 경찰관의 능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토비의 말대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 초능력을 억제하는 훈련을 해왔다. 타인의 속마음을 읽을 줄 아는 초능력... 이건 저주다. 이런 능력은 돈을 손에 쥐어주며, 가져가라고 해도 거절 할 초능력 아이템이다.

 
매일 저녁 뉴스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쏟아져 나온다. 연쇄 살인범, 강간범, 생존을 위해 몸에 불을 지르는 사람들, 전쟁에 고통 받고, 기아에 허덕이는 먼 나라 사람들.. 이 끔찍한 소식들을 들으며, 우리는 꾸역꾸역 저녁밥을 먹고, 과일을 깎으며, 커피를 마신다. 기껏해야, "이런, 말세야, 말세." 라는 짤막한 단어를 뱉어내는 게 전부다. 그나마도 지나가는 말로..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이것이 지탄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보호막이다. 우리는 나약하고, 비겁하기에...

 

우리는 안다. 세상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냉혹하고 잔인한 평가, 비난, 그리고 욕설들.  우리는 이것을 듣고 싶지 않다. 우리는 안다. 누군가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절규한다는 것은 그가 세상의 불의에 희생당하는 것이며, 그가 세상의 폭력에 짓밟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세상의 무자비한 폭력에 항의하여 얻어 터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약하고, 비겁한 우리에게 있어, 타인에 대한 무심은 살아 남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토비 역시, 타인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헌데, 어른이 된 그는 이제 독백한다. 주변의 고통에 신경 끄지 않겠노라고. 타인의 절규를 외면하지 않겠노라고. 이것은 세상의 불의와 폭력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자기 다짐의 선언이며, 더 이상 나약하고 비겁한 소년이 아닌, 강한 성인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래서 첫 에피의 제목은  "I'm an Adult Now" [이제 나는 어른이다.]

 
그렇다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과연 소수만의 초능력일까? 아니다. 이것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이 가지고 태어난 능력이다. 나,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는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언제까지 이 능력을 두려워하며, 묻어두려 안간힘 쓰려 하는가.
언제까지 귀 막고, 눈 감으며,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
도대체 언제가 되어야  "이제 나는 어른이다." 라고 당당히 선언할 것인가.
비겁하고, 나약하여 눈을 돌려 진실을 외면하는데 익숙한 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다.


Did you hear that? You know how to hear. [ 들리나요? 당신은 어떻게 듣는지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