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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카니발

Carnivale 2-1 Los Moscos (1) 선(善) 의 딜레마

by R.H. 2009. 8. 14.
 
<주의 ! 스포일러>


Samson의 독백
On the heels of the skirmish man foolishly called "the war to end all wars," the dark one sought to elude his destiny, live as a mortal. So he fled across the ocean,to an empire called America. But by his mere presence, a cancer corrupted the spirit of the land. People were rendered mute by fools who spoke many words but said nothing...for whom oppression and cowardice were virtues...and freedom an obscenity. And into this dark heartland ,the prophet stalked his enemy till, diminished by his wounds. He turned to the next in the ancient line of light. And so it was that the fate of mankind came to rest on the trembling shoulders of the most reluctant of saviors.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이라 불렸던 어리석은 전투 말미에, 사악한 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숙명을 피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바다 건너 미국이라는 나라로 들어왔다. 허나, 그의 존재만으로도 이 땅의 영혼을 더럽혔으니. 많은 말을 지껄이나 실은 아무 말도 아닌 것을 떠들어대고, 억압과 비겁, 그리고 음란의 자유를 미덕으로 여기는 얼간이들로 인해 사람들은 입을 다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어둠의 심장부에서, 선지자는 그 상처로 사라질 때까지, 그의 적을 집요하게 쫓아다녔다. 그는 고대 빛의 다음 세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인간의 운명은 구세주의 마지못해 하는, 떨리는 어깨 위에 놓이게 되었다.

 
 
저스틴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소유한 악마
 
저스틴 목사는 건장한 어른이고, 깨끗한 양복을 입으며, 그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다. 그의 손에는 성경과 십자가가 들려 있으며, 그는 교회라는 엄청난 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 저스틴은 고아나 다름없었으나, 어느 선량한 신부의 도움으로 좋은 교육을 받아 목사가 되었다.
 
이처럼 그는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모든 화사한 포장지를 가지고 있다. 말쑥한 외모, 역경을 헤친 자수성가 인간, 고등 교육을 받은 엘리트, 그리고 신실한 신앙인. 게다가 한때나마 선함을 실천하려 했을 때 보여준, 그의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열정은 대중을 감화시키기 충분한 영웅 스토리다.
 
하지만, 그의 실체는 악마다. 그의 말쑥한 외모는 내면의 음란함을 가리기 위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의 두 손에 놓인 성경과 십자가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고등 교육을 받은 그의 달변은 거짓투성이다. 그는 강간범이고, 살인자이며, 사기꾼이다.


  
벤자민  볼품없어 보이는 나약한 소년, 빛의 화신
 
저스틴 목사에 비한다면, 벤자민은 여린 소년에 불과하다. 그는 너저분한 청바지, 더러운 셔츠를 입으며,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흩날리고 있다. 극도로 가난한 집안 출신인 벤자민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본 적도 없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어 보이는 이 소년, 학력도, 경력도, 연줄도 없는 이 나약한 소년이 바로 인류의 운명을 구원 할 빛의 존재다.
 
벤자민 호킨스는 사람을 살리는 능력을 지닌 선(善)의 화신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누군가를 치유하고 살리기 위해서는 그에 맞먹는 다른 누군가를 해하고, 죽여야 한다. 벤자민이 그리도 '선택'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진땀 흘리며, 도망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그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메니저는 술책을 사용하여 뒷걸음치는 벤자민을 선택이라는 문제 앞으로 잡아 당긴다. 누가 죽어 마땅하고, 누가 살아 마땅한가. 이 고뇌의 문제 앞으로 벤자민을 밀어 넣는다. 그리하여, 벤자민은 살인을 한다.
 
선(善) 의 딜레마, 악의 폭력에 대항하는 폭력의 사용
 
선이란 무엇인가? 과연 선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그 수단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악의 무리에게 이런 딜레마는 필요 없다. 그들은 무자비한 폭력이라는 단순 명료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악' 과 '폭력' 은 동일한 카테고리에 속하는 단어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폭력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딜레마도, 고민도, 혼란도, 주저함도 필요 없다. 그래서 악은 쉽다.
 
하지만, 선의 무리에게는 쓸만한 대항의 도구가 별로 없다. 선과 악이 충돌하는 곳에서, 악은 폭력의 창칼을 마구잡이로 휘둘러대는데, 선은 무엇을 무기 삼을 것인가? 선이 비난하는 것이 바로 저들이 사용하는 폭력의 창칼인데, 악의 무리와 똑같이 폭력의 창칼을 가지로 전장에 나간다는 것은 자기모순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악은 무기를 휘두르기만 하면 그만이다. 참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단순함이 대중을 호도하는 힘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은 어떤 무기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악이 들고 있는 같은 종류의 것(폭력) 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딜레마로 머리가 복잡하다. 그래서 언제나 선은 불리해 보인다.
 
그런데, 카니발이라는 이 드라마에서는 딱 잘라 말한다. 궁극의 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같은 무기를 써야 한다고. 하여, 벤자민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