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드리뷰

프레지던트 1회

by R.H. 2011. 1. 8.



유민기 PD의 독백처럼 우리는 장일준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그 판에 뛰어든 그가 가진 것이 애국심인지 욕망인지 권력의지인지.. 왜 그가 그 험한 길을 가려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는 정말 어떤 인간일까? 왜 최고 권력자가 되고 싶어하는 걸까?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아니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대게 드라마 첫 회에 캐릭터들의 선악 구분은 정확하게 나눠진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악인에게 동정을 부여해주는 경우는 있지만, 악인은 악인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첫회에 선善 으로 묘사된다. 물론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외곩수이지만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인간, 까칠하기 그지없는 싸가지이지만 내면에 상처가 숨겨져 있는 인간. 뭐 대충 이런 식이다. 

한마디로 시청자는 주인공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설령 주인공이 앞뒤 꽉 막힌 외곩수여도, 싸가지 없는 인간일지라도, 그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뒤통수 맞을 일 없는 것이다. 

그런데 프레지던트는 좀 특이하다. 장일준, 이 인간 믿어도 되는가.. 의심부터 든다. 아예 대놓고 첫 회에 비자금 문제, 숨겨진 아들이 등장한다. 시청자는 주인공을 지지하는 데 판단을 유보하게 된다. 이 점은 매력적이다.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넘치는 패기만 뿜어내는 단순한 캐릭터는 아니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안타까운 점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이런 복잡한 캐릭에 빨리 이입할 수 있을까, 하는 점 말이다. 시청자는 유치한 캐릭터에 열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분명한 건 장일준이 성공신화로 포장된 판타지성 캐릭터는 아니라는 점이다. 거 있잖은가. 몇 년전에 만들어진 정치 드라마에 나오는 모래바람 휘날리는 공사판에서 성공신화를 이뤄내는 간지나는 인물. 알고보니 사기 캐릭이었다. 시청자는 한 번 속은 경험이 있다.

이제 선거 캠프를 구석구석 촬영하는 유민기 PD 와 함께 시청자는 장일준이라는 인간의 실체에 접근해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보는 괜찮은 이미지를 가진 자들의 진짜 모습도 보여 줄 듯 하다. 



P.S. 그래도 종국에는 장일준이 옳은 인간으로 그려질 것이다. 이건 어차피 드라마니까..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 인간을 믿어도 되는지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가 옳았음을 보았다. 반대로 너무 쉽게 어떤 인간을 믿었다가 사기 맞은 경우도 있다. 자기 자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오던 인간이니 공적인 자리에서도 성과를 내겠지, 하고 안일하게 믿은 경우 말이다. 사기꾼이 사기꾼이라는 게 드러나는 건 사기를 당한 후인 것이다.. 참으로 현실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