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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출애굽기 12장 : 모세 민중 운동의 한계

by R.H. 2009. 8. 15.


유월절 규례(양과 효모없는 빵)  공동체 의식 함양과 그 폐쇄성
 
출애굽기 12장   1절~20절  유월절 규례에 대해 신이 모세에게 지시함
출애굽기 12장  21절~30절  유월절 규례에 대해 모세가 이스라엘 원로들에 지시함
 
이전에 모세가 행한 재앙들은 이집트 땅(농업)과 가축(목축업) 을 파괴 행위들로 불법 폭력 시위다. 헌데, 모세의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의 모든 장자들을 죽이는 것이다. 이제 사람의 피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시위를 넘어 테러전, 게릴라전을 벌이겠다는 선포다.
 
그리고 모세는 일종의 출정식을 한다. 효모없는 빵을 먹고, 양을 구워먹은 뒤, 그 피를 문지방에 발라 둔다. 이는 전쟁에서 출정 전날 밤, 먹고 마시고 피의 형제 의식을 맺는 것과 같다. 이처럼 집단에서 이뤄지는 자신들만의 축제는 "우리는 하나" 라는 정신을 고취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 라는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신들의 집단과 외부 집단을 구분해야 한다. 이 구분이라는 단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차별이라는 단어로 은근슬쩍 바뀌곤 한다. 또한, 외부와 내부를 구분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폐쇄적인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유월절 행사에서 외국인은 이 음식을 먹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바로 그 예인데, 이러한 점 때문에 모세의 민중운동은 종종 비판을 받곤 한다. 모세에게 있어 민중이라는 것이 자신의 민족에 한하는 폐쇄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세의 민족주의 성격
 
하지만, 이러한 모세의 폐쇄성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 거대 제국에서 처음 독립하는 대부분의 신생국가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민족주의 구호를 외칠 수 밖에 없다. 서구 열강 제국 주의에서 독립한 식민지국들 역시 모두 이러한 과정을 밟았다. 우리 역시도 그러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후에 민족주의를 넘서서느냐 마느냐가 자신들의 사상을 널리 전파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중 운동에서 민족이라는 폐쇄적 단어를 뺀 사람이 바로 예수인데, 이는 신약 포스트를 올릴 때 이야기 하기로 하겠다.(근데, 이런 속도로 언제 신약을 쓸런지. 참 게으른 듯.)
 
하지만 할례를 한 외국인의 경우는 유월절 의식에 참여하고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었다. 자신들과 융화되고자 하는 외부인은 포용하겠다는 의미다. 자신들의 집단에 소속하겠다는 적극적 의사(할례)를 표하는 자는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 극단의 폐쇄성과 폭력성을 가진 인종주의 혹은 민족주의(나치즘, KKK등) 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괴롭히지 말라는 구절도 여러 차례 나온다.(출 2221, 239) 따라서, 모세의 민족주의는 파괴적인 성격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신생국가가 불가피하게 거칠 수 밖에 없는 단계의 성격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사람죽이고 돈 뜯기

The Israelites did as Moses instructed and asked the Egyptians for articles of silver and gold and for clothing. [이스라엘인들이 모세가 지시한대로 행하고는 이집트인들에게 금과 은 그리고 옷을 요구하였다.]   출애굽기 12장 35절
 
모세가 마법과 이적을 행하고, 여호와가 이들을 돕는 신비한 이야기. 진실은 이 양반들이 폭력 테러 분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집트 장자들을 모조리 죽여놓고는 이집트인들에게 금과 은, 옷을 요구한다. 더군다나, 다음 구절에 보면 이집트인들이 순순히 내주었단다. 미쳤나요? 자기 아들을 죽인 놈들한테 돈과 옷을 거저 주게?? 한마디로, 이스라엘인들이 뺏은 거다. 역사는 쓰는 사람이 취향으로 각색하는 법이니까. 아, 그래도 성경은 그나마 양심적인 듯. 환타지 마법의 세계로 각색은 했을지언정, 이집트인들 죽여놓고 돈 뜯어간 걸 삭제는 안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