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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4-10 Little Boy Blue :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

by R.H. 2009. 8. 14.

 

소통과 이해는 어렵다. 


  

엘워드는 소통과 이해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번 에피 역시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동시에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죠디는 청각 장애자다. 그녀는 소리가 아닌 몸짓(수화) 으로 소통한다. 처음 죠디가 등장했을 때 벳은 열성적으로 수화를 배웠다. 하지만 벳이 수화에 100% 능통한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벳이 죠디를 이해하려 열성적으로 노력한다고 해도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누군가를 열성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어느 지점에 이르면 알게 된다. 상대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는 것을... 



 


이번 에피의 도입부와 후반부는 동일한 이야기를 표현한다. 먼저 도입부를 보자.  죠디의 전 여자친구인 에이미는 죠디의 스튜디오에 찾아오고, 그녀와 죠디는 빠른 속도의 수화로 싸운다. 그리고 그녀들의 대화(수화)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는 벳이 있다. 



   


이번 에피의 후반부는 디너파티 이야기다. 여기서 죠디는 벳의 친구들이 하는 대화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 듣지도 못한다. 이번에는 죠디가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다.   



디너파티가 열리기 전에 죠디는 자신이 일반인들의 대화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벳에게 미리 말하지만, 벳은 죠디를 위해 자꾸만 통역을 한다. 이건 죠디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죠디가 말했듯이, 통역이 필요했다면 자신의 통역사를 데려왔을 것이다. 

  


죠디는 벳보다 소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인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노력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공백이 있다. 그리고 서로간의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 하다'..  죠디는 자신이 청각 장애자이기에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 같다. 

  


죠디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수화만이 아니라 다른 의사 소통 수단도 배웠다. 말하는 사람의 입술을 읽고, 힘들고 어색하지만 소리를 내서 대화를 하려는 것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열성적으로 세상의 일반인들과 소통하려 노력하지만, 분명 어느 부분에서는 소통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온 몸으로 체험한 사람이 죠디다. 그리고 그 어느 부분은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온 몸으로 체득한 사람이 죠디다. 상대의 그 어느 부분까지 끌어안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 그녀의 말처럼 크게 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서로 간 틈새 하나 없는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 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소통에 대해 생각해 보자. 소통이란 단순히 문장의 의미, 대화의 내용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다. 소통은 상대에 대한 이해다. 죠디가 누누이 통역하지 말라고 벳에게 말하는 데는 죠디만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벳은 바로 죠디가 통역을 원치 않는 죠디만의 이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소통은 단순히 말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이해를 교환하는 것이다.


  

통제 증후군 소유자, 지적질 당하다. 


 

계속해서 디너파티 장면. 벳은 티나와 케이트 아덴간의 대화가 맘에 안 든다. 이건 누가 봐도 두 사람의 대화는 꼬시기 대화다. 그런데 벳은 티나와 헤어졌고, 지금 이 자리는 죠디를 소개하는 자리다. 티나가 케이트 아덴과 유혹의 대화를 하던 말던, 이제는 벳과 상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벳은 지금도 티나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이러쿵 저러쿵 하려 든다. 심지어는 케이트 아덴이 말하고 있는 도중에 말을 뚝 끊어버리고 건배를 제안한다. 

  


그리고 이때 킷이 포도주를 들고 있는 걸 본다. 킷이 알콜 중독 경험이 있었다지만, 이런 자리에서 포도주 한두 잔쯤 어떠한가? 분위기 왕창 깨면서까지 벳이 들이댈 건 없는 것이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는 벳의 버릇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강적을 만났다. 죠디 말이다. 티나는 벳의 통제 증후군에 갑갑해 하면서도 언쟁이 나면 한숨 한번 쉬고 져줬다. 그런데 죠디는 벳의 나쁜 버릇들을 조목조목 나열하면서 벳을 몰아 붙이고 있다. 

  


이번 에피의 마지막 부분은 벳과 죠디의 언쟁이다. 여기서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르고, 각자 살아온 경험이 다르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것은 그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 그러하다. 우리 모두 의사 소통의 방식이 다르고, 지금까지 각자 삶의 경험이 다르다. 

  


조디의 방식이 맞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노력을 끊임없이 하라. 세상과 소통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라. 하지만 완벽한 이해는 없다. 그 부분은 그냥 내버려둬라. 때론 상대에게서 한걸음 물러서서 말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조디가 벳의 통역을 거부한 이유고, 조디가 벳에게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벳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때론 상대를 지켜 만 보는 것이 우리의 최선일 때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