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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4-8 Lexington and Concord

by R.H. 2009. 8. 14.


<"전쟁은 거대한 예산을 쓰는 테러리즘이다.." 티셔츠 문구를 통해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하는 엘워드의 그녀들..>



이번 에피의 제목이 "Lexington and Concord" 라는 점에 주목을 해보자. 렉싱턴과 콩코드 전투는 미국 독립 전쟁의 첫 번째 무력 충돌이었다. 그런데 엘워드와 1775년의 미국의 독립 전쟁 사이에 도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말인가? 쌩뚱맞은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에피에서는 군데군데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다. 물론 타샤의 입을 통해서 전쟁의 불가피성에 대한 변론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번 4 시즌의 특징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만이 아닌 상대방의 의견도 동시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피해 입은 무고한 시민들, 무엇보다도 이권 다툼으로 전쟁을 시작한 공화당에 대한 공격을 대놓고 한다. 

 


여기서 렉싱턴과 콩코드 전투(미국의 독립 전쟁)의 성격을 한 번 살펴보자. 1700년대 당시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국은 식민 지배자, 침략자, 미국에서 이권을 강탈해가는 수탈자였다. 미국의 독립 전쟁과 그 이후 미국의 독립은 바로 영국의 지배와 이권 강탈에 대한 저항 정신의 발로이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건국 이념이기도 한 것이다. 지배와 강탈에 대한 저항 정신. 그런데 300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1700년대 영국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라크에 있어서 미국은 지배자, 침략자, 그리고 이권을 강탈해가는 수탈자인 것이다. 



그녀들이 이라크 전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바로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건국 이념과 대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에피 소제목을  "Lexington and Concord" 라고 붙인 것 같다. 



이번 에피에서 그녀들은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에 대한 이유들을 여러 가지 제시하지만, 이 전쟁이 미국의 혁명과 건국 정신에 위배된다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단지 소제목으로만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그 이유는... 엘워드는 드라마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시사 토론 프로그램도 아니다. 사실 드라마 내에서 표현된 그들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부당성 고발 분량만으로도 일반 시청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또한 드라마의 흐름이 끊길 수 있는 위험 부담도 크다. 그런데 여기다가 미국의 건국과 독립 이념 운운하는 내용까지 추가 된다면? 



하고 싶은 얘기는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시청률도 신경 써야 하고. 여하튼 이 모든 것을 조화시키려 한 그녀들 나름의 고민의 흔적이 드러난 에피소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에피는 유난히 불필요한 섹스 신이 많다.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하면서 일반 시청자들의 눈은 붙들어 놓아야 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