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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1시즌 3에피~7에피

by R.H. 2009. 8. 14.
엘워드 1-03 Longing : 스탕달 신드롬



스탕달 신드롬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드라마가 가르쳐 준 대로 적어보면, 매우 감동적인 예술 작품을 대하고 쓰러질 정도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스탕달 신드롬에 대한 건 아니고(뭔지 모름) 드라마에서 이것이 어떻게 적용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제니는 팀을 만나러 플래닛 카페에 갔다가 마리나를 보고, 정신이 혼미해져 졸도한다. 벳은 도발 전시회를 유치하기 위해 억만장자 피바디 여사를 만나러 갔다가, 뜻하지 않게 자신이 평생 동안에 걸쳐 간절히 보고 싶었던 예술품 하나를 보고는 제니처럼 정신이 혼미해지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이때 억만장자 피바디 여사는 스탕달 신드롬이 뭔지를 나래이티브로 설명해준다. 그런데 이 나래이티브는 바로 제니의 심리 상태다. 제니는 주체 못할 감동의 심리, 자신이 통제 할 수 없는 심리 상태로 무언가에 홀린 듯 마리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제니에게 있어 마리나는 하나의 감동적인 예술 작품인 것이다.



하나의 개념(스탕달 신드롬)을 가지고 두 사건(제니 졸도, 벳 졸도)을 동시에 보여주어서 드라마가 입체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구성이 매우 잘 짜여져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뭐 그렇다고.



엘워드 1-04 Lies, Lies, Lies : 아브락사스 넌 또 뭐냐?



이번 에피의 도입부.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잠에서 덜 깬 한 여자가 흐느적 거리며 침대에서 나온다.  이때 탁자를 살짝 건드려 떨어지는 작은 목각상. 그리고 이게 뭔지 불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마이너 디몬 아브락사스란다. 아무 의미 없는 듯한 이 도입부는 복선이다. 근데 아브락사스 넌 뭐냐?



모르면 어떻게 한다? 검색을 생활화한다. 여하튼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브락사스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에 등장 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고대 신 가운데 하나란다. 아브락사스가 엄청나게 대단한 신은 아니고, 간단 핵심은 양면성이다. 이 신의 머리는 닭 대가리, 다리는 뱀, 양손에는 창과 방패, 양쪽에는 태양과 달을 배경으로 마차를 달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거 저거 생각할 것 없이 양면성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말들 속에 있는 거짓들에 강조를 둔 것 같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자. 벳은 지 멋대로 하려는 고집스러움으로 일을 망쳐놓고 미술관에서 짤린다는 통보를 들으러 싸한 회의실에 들어선다. 다행히 벳이 보여준 스탕달 신드롬을 인상 깊게 본 피바디 여사가 회의실에 등장하셔서 구원해주신다. 그리고는 신이 난 벳은 뒤뜰에서 친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하는데..

건너 집의 미친 예비 작가 제니는 창문 너머로 이들의 흥겨운 파티를 지켜보면서 아브락사스를 읊조린다.



거짓말...선의의 거짓말, 고통을 없애는 거짓말, 경계에 있는 거짓말, 이야기를 과장하는 말들.

            알리스 엄마 :  "내가 몇 살로 보이니?
            쉐인: "음. 한 35에선 40?" (알리스가 꼬꼬마 초딩?)

거짓말...악의의 거짓말

거짓말...그들은 진실이 아닌 걸 지금 말하려는 군.

              티나 : "니가 오늘 직장에서 설령 짤렸다 해도, 우린 행복했을 거야."
              (티나의 이 후 행보를 봤을 때, 확실히 거짓말인 듯.)

  


이런 걸 하나씩 교차시켜 말하면서, 창문 너머 그들의 평범한 일상과 대화가 모두 다 거짓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에피의 소제목은 Lies, Lies, Lies 다.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든 거짓말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엘워드 1-07 LEnnui : 지루한 게 행복한 거다

 


가정에 중독된 티나와 벳은 친구들의 귀여운 미움을 받기 시작한다. 지겹다는 애교스런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광란의 파티에 초대받은 이 지겨운 가정 중독자들은 이곳을 몰래 빠져 나와 지겨운 숄더 속으로, 그들의 가정 속으로 돌아간다. 



시끌벅적한 지난밤의 한바탕 파티가 지나간 뒤의 아침. 친구들은 벳과 티나가 어디 갔냐고 하면서, 지겹다고 하는데, 바람둥이 쉐인은 혼자 읊조린다.

"이렇게 지겨운 리스트를 만들고, 술 먹고 토하는 게 지겨운 건가...
아니면 7년 넘게 함께한 사람과 집에서 아침을 맞이 하는 게 지겨운가..."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건 지겨운 일상의 반복이 행복이다. 뭐 이런 건가? 그건 그렇고, 쉐인이 진정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데, 그녀는 왜 자신의 소망과는 정 반대로 행동하며 사는 걸까? 쉐인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한꺼번에 묶어서 하기로 한다.



선상 파티에서 빠져 나와 가정으로 돌아간 티나와 벳. 티나는 편히 주무시려는데  옆에 걸터앉은 벳의 표정은 또 뭐란 말인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건가? 


책임감..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