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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기타미드

엑스파일 3-17 Pusher : 별 볼일 없는 인간

by R.H. 2016. 6. 18.



<주의! 스포일러>

범인은 스스로를 푸셔라고 부른다. 남의 머릿속에 생각을 심어넣어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멀더의 말에 의하면 최면술이나 티비광고 역시도 일종의 암시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세뇌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다만 그 능력이 거대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그런데 범인은 엄청난 파괴력을 동반한 암시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런 초능력을 갖게된 건 뇌종양 때문이다. 이상한 점은 범인은 뇌종양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었음에도 치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는 초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댓가로 내놓은 것이다. 그는 왜 이런 무모한 선택을 한 것일까?

그는 그저그런 대학을 나온 뒤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그는 꽤 똑똑한 사람이었던 모양인데, 해군특공대와 육군특전대에 지원했지만 떨어지고, 병참기지에서 그저그런 일을 하다 제대했다. FBI 도 지원했다 탈락한다. 정확히 말하면 심리 테스트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사람의 감정은 무시하고 그저 개체로만 보는 위험한 증세만이 아니라, 자아 편집증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네팔 무사나 일본 닌자한테 무술을 배웠다며 지껄인 자기 과시용 거짓도 문제시 된 모양이다.

그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인간이지만, 그 지나친 자아 비대증으로 인해 그는 자꾸만 테두리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는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주제파악 못하는 인간, 별 볼일 없는 인간. 그만이 듣는 소리는 아니다. 우리는 이런 비하의 말을 쉽게 뱉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뭣도 없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게, 지까짓게 뭐라고, 혹은 이제는 한물 간..

그래서 그는 자신의 수명을 초능력과 맞바꾼다. 일종의 자살행위다. 그리고 자살은 전형적인 자기파괴 행위다. 즉, 자신을 내던져서 여보란 듯이 행동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한다.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누구나 파괴적이 될 수 있다. 

자신에게 생긴 능력을 부정적이고 파괴적으로 폭발시킨 것이 과연 그만의 책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