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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기타미드

엑스파일 3-20 Jose Chungs From Outer Space : 왜곡되는 기억

by R.H. 2016. 6. 25.
<주의! 스포일러>

이번 에피는 엑스파일하면 떠오르는 그 특유의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마치 B 급 코믹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다. 뜬금없이 이 분위기는 뭘까.

이번 에피에는 소설가 아저씨 한 분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다. 지금까지 시청자가 멀더와 스컬리로부터 사건을 보고 들었다면, 이번 에피는 이 소설가가 스컬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시청자에게 들려주는 거라고 보면된다. 즉, 한 사건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우리에게 전달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여러 입을 거치면서 사건의 내용은 과장되거나 축소된다. 해서 이번 에피는 지금까지의 엑스파일과 달리 코믹풍으로 바뀐 것이다.

단지 몇 단어만으로도 인간의 기억은 쉽게 왜곡된다. 똑같은 상황을 목격하고도 사람마다 다른 진술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기억이라는 게 이렇게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누군가는 인간의 허약한 기억을 교묘히 이용한다. 고의적으로 사건을 왜곡하거, 가짜 기억을 주입하는 것이다. 최면술, 암시, 세뇌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편집' 이라는 신종 사기 역시 나타났다.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영상물의 분위기는 진지해질 수도,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다. 이번 에피가 어느 소설가의 손을 거치면서 B급 코미디가 된 것 처럼 말이다.

더더욱 무서운 것은 단지 분위기만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진실' 그 자체를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외계인 시체 부검을 영상으로 찍는데, 알고 보니 이 시체는 외계인 탈은 쓴 인간이었다. 그런데 뒷 부분을 통째로 잘라버리자 이것은 감쪽같이 외계인 부검이 된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영상물, 신문 기사 역시 누군가의 손을 거친 것들이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은 어떻게 편집 된 것들일까.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수많은 기사들은 어떻게 짜집기 된 것들일까. 
그리고 우리의 기억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믿을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