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드리뷰/기타미드

프린지 (Fringe) 3-4 : Do Shapesifters Dream of Electric sheep?

by R.H. 2010. 10. 23.


<주의! 스포일러>

Sometimes monsters aren’t all that bad. Sometimes if you get to spend some time with them, they can be very surprising. They can be incredibly sweet and pure and capable of great great love. And then, one of them might actually become your very best friend.

괴물이 항상 나쁘기만 한 건 아냐. 그들과 같이 지내보면, 의외일수도 있다구. 그들은 마음씨곱고 순수하고, 사랑을 할 수도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그들 중 누군가와는 베스트 프렌드가 될 수도 있을거야.


Shape-shifter, 즉 형태변형자들은 유기체과 기계의 결합으로, 저 쪽 세계를 수호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 연구실에서 태어난 괴물이다. 이들은 임무수행을 위해 무자비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기계니까.. 그런데 이 괴물들도 감정이라는 걸 갖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번화에 등장하는 한 형태변형자는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었을 때, 형태변형을 주저하고 망설인다. 이쪽 세계에 잠입해 들어온 뒤 꽤 긴 시간동안 가정을 꾸리고 살아오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강한 애착과 사랑의 마음이 생긴 것이다.


인공지능 기계조차 감정이라는 걸 갖고 선을 넘는 걸 주저하고 망설이건만, 하물며 인간은 어떻겠는가. 이쪽 세계로 잠입해들어 온 저쪽 세계의 올리비아는 겉으로는 짐짓 대담한 척, 쿨한 척 하지만,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단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만은 아니다. 그녀는 인간이기에 기계인 형태변형자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강하게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다.


Your emotions betray you. And you question your ability to pull this off. Words like, "integrity," "self-respect," They haunts you. They form a line that you're unwilling to cross.

감정이라는 게 널 배신하지. 그리고 넌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자신에게 물어. “고결함” 자기존중” 따위의 단어들이 널 괴롭히지. 그리고 이것들은 네가 어떤 선을 넘지 못하게 만들어.


올리비아가 밤잠을 설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감정.. 참으로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것.. 계획을 망치고, 임무수행을 방해하는 이것.. 그런데 이것이 바로 이 세계를 지탱하게 해주는 접착제다. 나와 남, 우리과 그들 간에 벌어져 있는 간극을 연결해주는 것은 감정, 특히 공감과 사랑이기에.


나와 다른 남, 우리 세계와 다른 세계, 인간과 다른 별종들.. 이 관계들이 정리되는 게 한 쪽이 박살나야하는 것일까? 우리세계를 수호하기 위해 다른 세계는 사라져야 하고 다른 종들은 모조리 죽어야 한다면, 과연 이 세상에 이 우주에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이번화는 저 무지막지한 괴물(기계) 인 형태변형자와 이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은연중에 묻고 있다. 그리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양아들을 아끼는 형태변형자를 동정하고 애처롭게 생각하게 설정해 놓았다. 괴물같은 기계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다면, 하물며 우리가 별 다를바 없는 인간을 이해못하겠는가.. 공존하지 못하겠는가.. 저 쪽 세계와의 이 거대한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는 계속해서 지켜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