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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사무엘상 21장~22장 : 희생자가 필요하니..

by R.H. 2011. 7. 5.


                      <Ahimelech Giving the Sword of Goliath to David>

다윗의 도피생활
 

다윗은 제일 먼저 놉 지역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로 몸을 피한다. 다윗은 왕명을 수행중이라고 속이고, 아히멜렉에게서 음식을 얻어먹고, 무기, 그것도 골리앗의 칼을 받는다. 그리고는 갓 지역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갓 지역의 왕 아기스는 사울과 다윗의 관계의 내막, 즉 이들의 관계가 크게 비틀어졌음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다윗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감지했던 모양이다. 아기스가 자신의 목이라도 잘라서 사울에게 가져간다면? 신변에 위협을 느꼈던지, 다윗은 미친 척한다. 발작을 일으키고, 성문에 정신병자처럼 낙서질을 해대고, 수염에 침을 질질 흘려댔다. 다윗은 갓 지역을 빠져나간다.

다윗이 다음 은신처로 정한 곳은 아술람이라는 동굴 근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다윗 식구들은 여기로 온다. 아마도 그들 역시 신변에 큰 위협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리고 빚에 허덕이는 자들, 핍박받는 자들, 사회에 불만이 많은 자들 수백명이 다윗의 곁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다윗은 모압의 왕 모스바에게로 가 자신의 부모들을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모압의 왕은 이를 수락한다. 그리고 다윗은 유대땅으로 가라는 어느 선지자의 충고를 받아들여 하렘 지역의 숲으로 은신처를 옮긴다.

누군가의 피가 필요하니..

다윗의 소식을 전해들은 사울은 노발대발한다. 마음이 조급한 자의 분노다. 사무엘 세력도 떨어져 나가고, 다윗을 따르던 세력도 떨어져 나갔으니, 불안하고 조바심이 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폭언을 한다.

"벤자민 놈들아 들어라! 다윗이 너희들에게 밭과 포도밭이라도 준다더냐? 아니면 그가 천인대장이나 백인대장이라도 시켜준다더냐?" <사무엘상 22:7절>

사울은 벤자민 지파 사람이다. 당연히 그의 핵심 측근들 역시 벤자민 지파 사람들이다. 지금 사울은 지역 연고주의를 들먹이고 있다. 그가 얼마나 코너에 몰린 상황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람이 급하면, 좀 수준 낮은 발언을 하게 되어 있는 법이다.

게다가 사울은 신하들에게 역모라도 꾸미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기에 이른다. 역모... 궁에 피바람이 불기 일보직전인 공포스런 상황이다. 이에 에돔 사람인 도엑이라는 자가 앞으로 나선다. 그는 갑자기 아히멜렉이라는 자를 거론한다.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무기까지 넘겨줬다는 것이다. 아히멜렉을 희생양으로 타겟 잡은 것이다.

사울 앞으로 연행되어 온 아히멜렉. 그는 항변한다. "다윗은 임금의 사위이다, 게다가 임금을 경호하는 경호대장이고, 난 난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사울은 분풀이를 해야겠고, 그의 신하들은 그 희생양으로 아히멜렉을 점찍은 상황이다. 아히멜렉과 그 일가 85명은 몰살 당한다. 정세판단을 하지 않고 있던 순진한 영감의 억울한 죽음이다. 그와중에 다행히 그의 아들 가운데 하나인 에비아달은 간신히 목숨을 건져 다윗에게로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