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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로스트

로스트 5-14 The Variable : 인간이 변수

by R.H. 2009. 9. 7.

<주의! 스포일러>

 

아직 섬에 오기 전의 패러데이. 그는 자신의 실험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 티비에서는 오세아닉 815편의 잔해가 심해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그는 눈물 흘린다. 페러데이는 지금 이 시점에서 오세아닉 사건의 실체를 알지도 못하고, 희생자 가운데 아는 사람 하나 없다. 그런데 그는 너무도 슬프다.

 

우리는 대개 타인의 고통에 무감하다. 특히, 사건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티비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건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하다. 아프리카에서 제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제 3 세계의 어디선가 국민들이 대량 학살을 당한다 해도, 어디선가 대형 자연 재해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소리를 들어도, 대부분의 우리는 무덤덤하다. 인간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은 충격적일 정도다. 헌데, 왜 페러데이는 자신과 관련도 없는 오세아닉 사건에 슬퍼하는 것인가?

 

패러데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내가 과연 내가 맞는가" 라는 말 같지도 않은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진 순간. 저 잡지가 눈에 들어오는 군요...

 

GETS REAL! <정신차려!!>


패러데이 : We're the variables. People. We think. We reason. We make choices.We have free will. We can change our destiny. [우리 인간이 변수입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판단하죠. 우리는 선택을 해요. 우리는 자유 의지가 있어요.우리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로스트에서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다. [Whatever happened, happened] 즉, 과거는 절대 못 바꾼다. 지금 잭과 케이트 일행은 과거로 돌아 왔다. 하지만, 페러데이가 말하길, 자신들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현재라는 것이다. 그 증거로, 이번 화에 페러데이가 목에 총상을 입는데, 이전에 그들이 만났을 때는 페러대이 목에 상처가 없었다는 것이다.

 

로스트에서 상수는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의미하고, 변수는 페러데이가 말했듯이, 바로 현재의 인간이다. 현재 우리의 생각과 판단, 선택, 그리고 자유의지가 변수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미래상수(과거)와 변수(현재 인간의 선택) 의 결합에 의해 도출되는 것이다. 즉, 우리 인간의 자유 의지로 미래의 운명은 바뀔 수 있다고 페러데이는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미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엘로이즈 : For the first time in a long time, I don't know what's going to happen next.

[아주 오랜 시간 속에서 처음으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엘로이즈의 말을 볼 때, 그녀는 동일한 사건을 수없이 반복해서 겪었다. 그녀가 말한 아주 오랜 시간이란, 어쩌면 태초부터 일지도 모른다. 이 끊임없이 반복돼온 윤회와도 같은 사건의 반복 고리는 끊긴 것일까? 6시즌의 내용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저 기다릴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