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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읽기

孟子 梁惠王上 [양혜왕상] -3-

by R.H. 2009. 8. 13.

梁惠王曰:“寡人之於國也,盡心焉耳矣。河內凶,則移其民於河東,移其粟於河內。河東凶亦然。

양혜왕왈 : "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하내흉,  즉이기민어하동,  이기속어하내   하동흉역연

察鄰國之政,無如寡人之用心者。鄰國之民不加少,寡人之民不加多,何也?”

찰린국지정,  무여과인지용심자   린국지민불가소,  과인지국불가다,  하야 ?"

孟子對曰:“王好戰,請以戰喻。填然鼓之,兵刃既接,棄甲曳兵而走。

맹자대왈 : "왕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或百步而後止,或五十步而後止。以五十步笑百步,則何如?”

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이오십보소백보, 즉하여 ? "

曰:“不可,直不百步耳,是亦走也。”

왈 : "불가,   직불백보이,  시역주야 "

曰:“王如知此,則無望民之多於鄰國也。不違農時,穀不可勝食也;數罟不入洿池,魚鱉不可勝食也;

왈 : "왕여지차,  즉무망민지다어린국야    불위농시,  곡불가승식야 ; 촉고불입오지,  어별불가승식야 ;

斧斤以時入山林,材木不可勝用也。穀與魚鱉不可勝食,材木不可勝用,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

부근이시입산림,  재목불가승용야   곡여어별부가승식,  재목불가승요,  시사민양생상사무감야

養生喪死無憾,王道之始也。五畝之宅,樹之以桑,五十者可以衣帛矣;雞豚狗彘之畜,無失其時,

양생상사무감,  왕도지시야    오무지댁, 수지이상,  오십자가이의백의 ; 계돈구제지축, 무실기시,

七十者可以食肉矣;百畝之田,勿奪其時,數口之家可以無飢矣;

칠십자가이식육의 ; 백부지전, 물탈기시,  수구지가가이무기의 ;

謹庠序之教,申之以孝悌之養,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七十者衣帛食肉,黎民不飢不寒,然而不王者,

근상저지교,  신지이효제지의,  반백자불부대어도로의    칠십자의백식육,  여민불기불한,  연이불왕자, 

未之有也。狗彘食人食而不知檢,塗有餓莩而不知發;人死,則曰:‘非我也,歲也。’是何異於刺人而殺之,

미지유야   구체식인식이부지검,  도유아부이부지발 ; 인사,  즉왈 :  비아야,  세야   시하이어자인이살지   

曰:‘非我也,兵也.'王無罪歲,斯天下之民至焉。”

왈 : 비야야,  병야  '왕무죄세,  사천하지민지언"

 


양혜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나랏일에 모든 마음을 다합니다. 하내 지방에 흉년이 들면, 백성을 하동 지방으로 이주시키고, 하내 지방으로 곡식을 보냅니다. 하동 지방에 흉년이 들 때 역시 마찬가지로 합니다. 주변 나라들의 정치를 보면, 과인과 같은 마음을 쓰는 이가 없습니다. 헌데 주변 나라들의 백성이 줄지도 않고, 과인의 백성이 늘지도 않습니다. 어찌하여 이런 것입니까? "

맹자가 대답하였다. "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청하건데 전쟁에 비유하여 말하겠습니다. 둥둥 북소리가 나고, 무기를 접해 싸우다가, 갑옷을 버리고, 무기를 끌고 도망칩니다. 어떤 이는 백보를 도망가 멈추고, 어떤 이는 오십보를 도망간 뒤 멈춥니다. 오십보를 도망간 자가 백보를 도망간 자를 보고 비웃는 다면, 이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

왕이 말하기를 : "그래서는 안됩니다. 백보를 도망하지 아니하였다하여도 도망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맹자가 말하길: " 왕께서 이를 아신다면, 주변의 나라들 보다 백성이 많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 곡식은 먹고도 넉넉할 것이고, 잔 그물을 연못에 넣지 않으면 넉넉히 먹을 수 있습니다. 때를 맞추어 도끼를 가지고 산림에 들어가면 목재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곡식과 물고기를 충분히 먹을 수 있고 목재를 충분히 사용 수 있습니다. 이는 백성들을 편히 살게 할 수 있고, 죽은 사람을 원한없이 장사지낼 수 있게 합니다. 왕도의 시작은 이것입니다. 5묘의 집터에 뽕나무를 심으면 50세의 사람에게 비단 옷을 입게 할 수 있습니다. 닭, 돼지, 개 등의 가축을 기르는 데 그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 70세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 모의 밭에 때를 놓치지 않으면 여러 명의 가족이라도 굶주리는 일이 없습니다. 학교 교육에 주의를 기울여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하도록 가르치면 반백의 노인이 짐을 지거나 이고 도로를 다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70 노인은 비단 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추운 일이 없게 되고서도 임금 노릇을 하지 못한 자가 없습니다. 개나 돼지가 사람의 식량을 먹는 것을 보고도 이를 금지시키지 않고 길가에 굶어죽은 시체가 있어도 창고를 열어 구제하지 않고, 백성이 굶어 죽어도 '내 책임은 아니다. 세월 때문이다' 라고 하신다면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내가 아니라 칼이 죽인 것이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이 세월을 탓하는 일이 없으면 천하의 모든 백성들이 찾아 올 것입니다." 

 

한문과 영문 출처 : http://chinese.dsturgeon.net/text.pl?node=1603&if=gb&en=on

한자 독음과 한역 참조 : http://osj1952.com.ne.kr/interpretation/mang/kframe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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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왕은 나름 열심인 군주였가 보다. 흉년이면 동분서주하면서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그의 백생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보니, 그의 '열심' 을 알아주는 이가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양혜왕은 맹자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나는 백성들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애를 쓰는데, 알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 이런겁니까?' 라고 맹자에게 물은 것이다.

 

이에 맹자는 답한다. "오십보백보" 이 말은 흉년의 핑계를 찾는 양혜왕의 태도는 전쟁에서 도망치는 군인과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즉, 일이 터졌을 때, 뒤로 물러서지 말라는 말이다. 정면돌파하라는 말이다. 핑계를 찾지 말라는 말이다. 이것이 임금의 자세라는 말이다.

 

흉년 혹은 자연재해는 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재앙이다. 그리고 이것은 임금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오늘날로 치면, 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금융위기' 라고 할 수 도 있겠다. 더욱이 밖에서부터 밀려오는 '금융위기' 는 예전의 '흉년' 처럼, 백성의 삶을 곤궁하게 하고, 임금을 괴롭히는 문제다.

 

백성 가운데는 흉년이 든 것에 대해 양혜왕을 탓하고 욕하는 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양혜왕은 이런 백성들의 태도를 보면서 신경질이 났을 것이다. 양혜왕이 흉년을 몰고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는 자신을 칭송하지 않는 백성들을 향해 말했을 것이다."흉년이 든 게 내 죄냐?"

 

그런데, 맹자는 답한다. "흉년이 당신 죄 맞거든요. 남 탓 하지 마세요" 맹자의 본 뜻은 나라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핑계거리를 찾지 말고 백성 앞에서 정면돌파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백생에게 임금의 진정성과 진솔함을 보여주라는 말이다. 흉년은 어차피 시도때도 없이 찾아드는 재앙이다. 이는 임금이 구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임금이 구제할 수 있는 것은 백성의 성난 마음인 것이다.

 

오늘날 국민들은 예전의 백성들보다는 훨씬 합리적이다. 밖에서 밀려온 재난이 나랏님 잘못이 아니란 것도 알기에, 적어도 그걸 깔려고는 안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나랏님은 무슨 일만 나면 정면돌파를 피하고 핑계찾기에 여념이 없는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니들은 왜 맨날 나 욕만하냐?' 면서 왜 그리도 푸념만 해대는가.

 

양혜왕의 문제는 그 '열심' 의 방향이 틀린 것이다. 그렇다면 지도자는 어디를 향해 자신의 '열심' 을 보여야 하는가? 맹자는 열심의 방향이 '흉년' 이 아니라 '민심'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의 임금된 자, 그리고 임금이 되고자 하는 자들이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