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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하 : 영원히 고통받는 여로보암(1) 제사장, 선지자, 예언자, 하나님의 사람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집단은 때론 왕을 세우고, 때론 왕을 갈아치우고, 때론 왕권을 견제하였다.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집단.. 어느 지역에서는 선비나 유생으로 불리고, 어느 지역에서는 지식인이나 엘리트 집단에서 불리는 이들... 신하나 관료가 되어 권력을 비판하기도 하고, 권력에 순응하기도 하고, 직접 킹메이커가 되어 권력의 지분을 차지하기도 했던 그들.. 여튼 이스라엘에서는 이들이 바로 그런 존재다. 사무엘 시대만 해도 이들의 파워는 막강했다. 사울을 왕으로 세우기도 하고, 내쳐버리기도 하고, 그리고 다윗으로 왕을 갈아치울 정도였으니까. 다윗 대에 와서는 이들의 힘이 좀 약해진 게 느껴진다. 이들 집단이 가진 권력의 상징인 '언약의 궤'를 다윗이 자기.. 2018. 4. 4.
열왕기 상하 :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왕조 간단 정리 괄호안은 재위 기간 통일왕조 다윗(40년)-솔로몬(40년) 남유다 르호보암(17년)-아비야(3년)-아사(41년)-여호사밧(25년)여호람(8년)-아하시야(1년)-아달라(6년)-요아스(40년)-아마샤(29년)-아사랴(웃시야)(52년)-요람(16년)-아하스(6년)-히스기야(29년)-므나셋(55년)-아몬(2년)-요시아(31년)-여호아하스(3개월)-엘리야김(11년)-여호야긴(3개월)-맛다니야(시드기야로 개명, 11년)-바비로니아 점령 후 그달리아 총독 북이스라엘 여로보암(22년)-나답(2년)-바아사(쿠테타 집권 24년)-엘라(2년)-시므이 장군(쿠테타 집권 7일천하)-오므리 장군(쿠테타 집권 12년)-아합(22년, 이세벨 왕비와 콤보)-아하시야(2년)여호람(요람, 2년)-예후(쿠테타 집권, 28년)-여호아하스(1.. 2018. 4. 4.
도스또예프스끼 <가난한 사람들, 1845>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 은 40대 후반의 하급 관리 마까르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바르바라 간에 주고받는 편지로 구성된 소설이다. 이 둘 사이의 감정은 사랑이 분명한데, 마까르는 부성애라고 우긴다. 누굴 속이려 드는지.. 여튼, 바르바라 역시 마까르에게 친절하고, 호감을 보여주긴 하지만, 마까르의 감정이 더욱 거세고 일방적이다. 그는 그녀에게 생활비만이 아니라, 꽃이며 사탕이며.. 온갖 선물을 다 갖다 바친다. 아이돌 덕질하는 아재 느낌.. 그런데 바르바라가 비꼬프라는 시골 지주한테 시집가버리면서, 소설이 끝나버린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호구 아저씨를 홀딱 벗겨 먹은 여시같은 년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집도 절도 없는 고아인 젊은 여자애를 어떻게 해보려는 주책맞고 징그러운 늙다리 아저씨의 이야기일까?.. 2018. 3. 23.
에밀 졸라 <나나, 1880> 사랑의 여신 비너스, 태어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기가 막히게 매혹적인 신인 여배우가 나타났단다. 나나는 과연 누구일까. 얼마나 대단한 여자일까. 이 여자가 비너스 역할을 맡아 파리 무대에 데뷔한다는 소식에 극장은 관객들로 가득 메워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녀는 노래도, 연기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요즘 말로 발연기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전시하는 데 능수능란하다.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자기 육체가 지닌 절대적인 힘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나나는 자신의 육체로 극장을 압도하고, 관객을 사로잡고, 파리를 휘어잡는다. 그리하여 극장 안을 욕망과 관능으로 잔뜩 부풀어 오르게 만든 나나의 데뷔 무대는 대성공이다. 자고 나니 그녀는 벼락 스타가 되었고, 나나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2018. 3. 4.
에밀 졸라 <목로주점, 1877>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피해, 랑티에라는 남자와 파리로 도망친 젤베즈. 그런데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났다고, 랑티에 이 놈은 여자 등골 파먹고 사는 놈팽인데, 어느 날 젤베즈의 속옷까지 전당포에 맡겨 마련한 돈으로 옆집 여자랑 바람나서 떠나버리는 상쓰레기다. 차라리 잘 됐다. 랑티에가 사라져서 돈은 이제 안 뜯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튼 젤베즈는 날품팔이하며 두 아이를 성실하게 키우는데, 이런 그녀를 눈여겨보던 이웃집 총각 쿠포가 젤베즈에게 청혼한다. 가난하지만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젤베즈에게 드디어 해 뜰 날이 온 듯하다. 쿠포는 지붕일을 하는 성실하고 순박한 남자다. 이제 남자라면 학을 떼는 젤베즈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쿠포의 매너에 감동한다. 구질구질한 삶을 사는 그녀를 구원해줄 남.. 2018. 2. 20.
기 드 모파상 <벨 아미,1885> "그곳에 계속 남아 있을 걸! 어쩌겠는가. 파리로 오면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그랬다. 아주 꼴좋게 되었다!"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2년을 복무한 뒤 제대한 뒤르아는 지금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 주머니에 있는 동전 몇 개로 점심을 굶을까, 저녁을 굶을까.. 고민하는 지경이다. 식민지에선 맘대로 약탈하고, 그걸 자랑하기도 했는데.. 식민지에선 제1 세계 백인 남성의 우월감을 맘껏 느낄 수 있었는데.. 파리로 오니 이게 뭔 꼴인가.. 그렇다면 뒤르아는 왜 그 편한 자리를 그만두고 파리로 왔을까. 이 소설은 1885년에 발표된 소설이다. 이 시기에 프랑스는 이미 의회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즉, 정치군인이 눈부시게 성공하던 시대는 나폴레옹의 몰락 이.. 2018. 1. 13.
막심 고리키 단편 <첼카시> "항구 사람들에게 아주 잘 알려진 노련한 늑대이자 지독한 술주정뱅이에다 솜씨가 훌륭한 대담한 도둑"인 첼카시는 부스스한 머리에,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더러운 부랑자 꼴로 되는 대로 살아가는 놈이다. 오늘도 그는 한탕 하려고 항구 주위를 어슬렁거려 본다. 종종 그의 일을 보조해 주던 놈을 찾아보는데, 보이질 않네.. 넉살 좋게 세관 병사에게 접근하여 그놈 근황을 알아보니, 쇳덩이에 다리에 짓이겨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단다. 젠장. 주위를 다시 둘러본다. 같이 한 탕 뛸 놈을 찾아야겠는데.. 옳커니. 저기 멍 때리며 부둣가에 앉아있는 "어린애 같은 맑은 눈빛을 한 건강하고 순진한 젊은이" 즉, 꼬붕삼기 딱 좋은 촌뜨기 한 놈이 보이는구나. 은근슬쩍 접근해서 말 붙여보니, 역시나 신.. 2018. 1. 7.
막심 고리키 단편 <이제르길 노파> "그때까지 나는 힘들게 노예처럼, 더럽고 음란하고 가난한 여자들, 아니면 반은 죽은 듯이 그저 저속하게 배만 가득채우고 사는 여자들만 보아왔다...나는 이제르길 노파의 인생 역정이 분명 여자들 마음에 들 것이고 그들에게 자유와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가장 가까운 여자가 전혀 감동받지 못하고 그냥 잠들어 버린 것이다!" -막심 고리키, 는 개인적으로 읽은 막심 고리키 소설 중에 젤 별로였는데, 정작 고리키는 작정하고 야심 차게 썼나 보다. 고리키가 자전적 소설인 에서 를 언급한 걸 보니 말이다. 현실에서든 다른 소설에서든 고리키가 보아온 여성 캐릭터는 '음란하고 가난한 여자들' 즉 창녀거나, '저속하게 배만 가득채우고 사는 여자들' 즉, 중산층 이상의 속물 여성이었.. 2018. 1. 6.
막심 고리키 단편 <첫사랑> "그녀는 있는 것만으로 살아갈 줄 아는 여자였다....생활의 고단함에 대해서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모기라도 쫓듯이 손을 내저으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가난한 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화려한 여자. 하지만 자신이 바라는 화려함을 충족시켜줄 부유한 남자를 찾는 일 따윈 관심도 없는 여자. 귀족학교 출신의 배운 여자. 파리를 경험한 여자. 그러나 '그'와 함께 욕실에서 썩은내가 나는 싸구려 월세방에 사는 걸 신경도 쓰지 않는 여자. 궁핍을 고통스럽게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다. 이 여인은 아예 신경조차도 쓰지 않는다. 가난을 가볍게 웃어넘기는 여자.. 이 얼마나 매력적인 여인인가. 누군들 이 여인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그녀에게 삶은 거대한 축제다. 매일매일 새로운 마술이 펼쳐지는 삶이다. 그녀는 삶을 즐겁고.. 2018. 1. 4.
막심 고리키 단편 <스물여섯 명의 사내와 한 처녀, 1899> "우리는 스물여섯 사람이었다. 아니, 축축한 지하실에 갇혀 있는 스물여섯 개의 살아 있는 기계였다" 축축하고 곰팡내 나는 지하실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빵을 굽는 노동자들. 이들은 유난히 힘든 일을 하고, 유난히 꾀죄죄하며, 유난히 헐벗었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같은 건물의 노동자들에게도 무시당한다. 그런데 이 침울한 공간을 잠시 잠깐 밝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바로 같은 건물의 자수점에 일하는 여공, 요컨대 미싱 공장 여공이 아침에 방문 할 때다. 같은 건물의 노동자들도 무시하는 지하실의 구질구질한 남자들에게 아침마다 밝은 웃음을 건네는 타냐는 26명의 살아있는 기계들에게 여신 같은 존재다. 아침마다 '빵 하나만요^^' 하며 상큼한 미소를 보내는 이 아가씨에게 따끈한 빵 하나 건네는 것은 26명의 사내.. 2018.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