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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욥기 20장 ~21장: 소발과 욥의 2차 논쟁

by R.H. 2018. 5. 14.



욥기 20장 : 소발의 두번째 훈계질인지 저주인지..



그가 간직한 평생 모은 모든 재산이 삽시간에 없어지고, 풀무질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타오르는 불길이 그를 삼킬 것이며, 그 불이 집에 남아 있는 사람들까지 사를 것이다. 하늘이 그의 죄악을 밝히 드러내며, 땅이 그를 고발할 것이다.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날에, 그 집의 모든 재산이 홍수에 쓸려가듯 다 쓸려갈 것이다. 이것이, 악한 사람이 하나님께 받을 몫이며, 하나님이 그의 것으로 정해 주신 유산이 될 것이다.<새번역> 욥기 26절~29절



소발은 악한 사람은 반드시 망한다고 주장한다. 악한 그는 한때 젊었으나 먼지 속에 누울 것이고(11절) 평생 모은 재물을 다 토해낼 것이며(15절) 성공이 극에 달했을 때, 재앙을 만나고 온갖 불운이 밀어닥칠 것(22절) 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악한 사람이 욥이라고 콕 찝어서 지칭하진 않았지만, 욥을 염두에 두고 한 얘기다. 이런 식으로 얍삽하게 얘기하는 혐오스런 인간들이 있다.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면서, 누군가를 마음에 찍어두고 비유질하는 거 말이다. 



소발이 말하는 건강을 잃고 먼지 속에 누운 것도 욥이고, 평생 모은 재산을 삽시간에 잃어버린 것도 욥이고, 성공이 극에 달했을 때 한꺼번에 불운이 당한 것도 욥이다. 그러니가까 이젠 친구인지 조롱자인지 하는 이 자들은 욥이 죄인을 넘어서 악인이라고 못 박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하늘이 그 죄를 밝히고, 그를 고발하고, 그의 모든 재산을 다 쓸어간 것이란다. 이건 욥한테 하는 저주다.. 이 쯤되면 논쟁이고 뭐고 없다. 막 가자는 거다. 



욥기 21장 : 욥의 반박



어찌하여 악한 자들이 잘 사느냐? 어찌하여 그들이 늙도록 오래 살면서 번영을 누리느냐? 어찌하여 악한 자들이 자식을 낳고, 자손을 보며, 그 자손이 성장하는 것까지 본다는 말이냐? 그들의 가정에는 아무런 재난도 없고, 늘 평화가 깃들며, 하나님마저도 채찍으로 치시지 않는다. <새번역> 욥기 7절~8절



악한 자는 망한다는 것이 소발의 논리인데, 욥은 이에 반론을 제기한다. 악한 자들이 번성하고, 평생 행복하게 살다가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 악한 자들은 자기들의 성공이 자기들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고 뻐겨대기까지 한다.(16절) 그런데도 그들에게 재앙이 닥치던가, 하늘이 진노하여 그들에게 고통을 주었던가...(17절) 그러니 성공한 악인들은 능력자 취급 받고, 고난과 궁핍에 사는 사람들은 못난이 취급 당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승자는 모든 것을 갖는다. 물질도 명예도 평안도...



"투기로 돈을 잡아라, 그러면 당신은 홀연 수완 좋은 인간이 된다. 승리를 얻는 자가 존경받는다.... 누가 되었건 벼락부자가 되기만 하면 아무 상관이 없다. 속인은 자신을 숭배하고 소인에게 갈채 보내는 늙은 나르시스다.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