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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욥기 15장 ~17장 :엘리바스와 욥의 2차 논쟁

by R.H. 2018. 5. 14.



욥기 15장 : 엘리바스의 훈계질 제 2부, 협박



네가 맨 처음으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기라도 하며, 산보다 먼저 생겨난 존재라도 되느냐? 네가 하나님의 회의를 엿듣기라도 하였느냐? 어찌하여 너만 지혜가 있다고 주장하느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을 너 혼자만 알고 있기라도 하며,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그 무엇을 너 혼자만 깨닫기라도 하였다는 말이냐? 우리가 사귀는 사람 가운데는, 나이가 많은 이도 있고, 머리가 센 이도 있다. 네 아버지보다 나이가 더 든 이도 있다....무엇이 너를 그렇게 건방지게 하였으며, 그처럼 눈을 부라리게 하였느냐? 어찌하여 너는, 하나님께 격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하나님께 함부로 입을 놀려 대느냐? <새번역> 욥기 15장 7절~13절



너만 아는 거 많냐? 너만 아냐고? 그리고 우리가 니보다 나이가 더 많아!!! 욥의 친구는 이젠 하다하다 나이로 누르려 함. 그러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한테, 나이도 어린 놈이 건방지다, 눈을 왜 그렇게 부라리느냐, 말을 왜 그렇게 거칠게 하느냐, 입을 왜 그렇게 함부로 놀려 대냐, 너라고 깨끗하고 의롭기만 하냐.. 면서 논쟁의 본질에서 벗어나 욥의 태도를 꼬투리 잡고 늘어진다. 그러니까 니가 고통스럽고 억울하고..아 몰랑, 어쨌든 간에 그건 그거고, 말 좀 이쁘게 하라고!!! 이거 너무 많이 들은 말들이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악한 일만 저지른 자들은 평생 동안 분노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잔인하게 살아온 자들도 죽는 날까지 같은 형벌을 받는다. 들리는 소식이라고는 다 두려운 소식뿐이고, 좀 평안해졌는가 하면 갑자기 파괴하는 자가 들이닥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선가 칼이 목숨을 노리고 있으므로, 흑암에서 벗어나서 도망할 희망마저 가질 수 없다. 날짐승이 그의 주검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더 이상 앞날이 없음을 그는 깨닫는다. 재난과 고통이, 공격할 준비가 다 된 왕처럼, 그를 공포 속에 몰아넣고 칠 것이다. 이것은 모두 그가, 하나님께 대항하여 주먹을 휘두르고, 전능하신 분을 우습게 여긴 탓이 아니겠느냐? <새번역> 욥기 15장 20절~25절



이젠 협박임. 악한 일을 저질렀으니 분노 속에 고통 받는 거다, 계속 이딴 식으로 태도면 평안은 없어, 불안과 공포만 있을 뿐이야, 니가 무죄라며, 억울하다 호소 하는데,, 그래봤자 거대한 힘에 대항하여 헛된 주먹질을 한 사람에게는 어디선가 칼이 목숨을 노린다고.. 이게 바로 엘리바스 발언의 요지다...



욥의 친구들은 죄를 지으면 고통(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론을 굳게 믿고, 그 역, 그러니까 고통을 받는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는 논리도 믿기 때문에 욥의 고통은 욥이 저지른 죄의 증거라는 것이다. 그들의 논리라면, 지금 극한의 고통을 당하지 않는 그들은 죄가 없다. 하여 그들은 욥에게 죄를 물을 자격이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스스로를 죄 없는 판단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욥은 죄인이라고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하여 그들은 욥의 호소를 듣질 않는다. 그저 욥의 태도를 지적할 뿐이다. 그들은 현 상황에서 강자고, 욥은 약자다. 그들은 고통을 받지 않는 자, 그들 논리 대로라면 죄 없는 자들이고, 욥은 고통을 받는 자, 즉, 죄인이다. 강자의, 기득권자의, 2차 가해자의 전형적인 태도다. 욥, 니가 피해자 인건 둘째 치고, 낮은 자세를 우리에게 보이라고!!! 이게 그들의 주장이다...



욥기 16장 ~17장 : 욥의 절규



사람들이 이 격언을 가지고 나를 공격하는구나. 사람들이 와서 내 얼굴에 침을 뱉는구나. - 욥기 17장 6절


사람들도 나를 경멸하는구나. 욕하며, 뺨을 치는구나. 모두 한패가 되어 내게 달려드는구나.- 욥기 16장 10절



욥은 대답한다. 니들이 하는 그런 소리 전부터 많이 들어왔다고.. 그러니까 다 아는 얘기고, 하나 마나 한 소리라는 것. 욥의 친구들이 하는 말들은 앞뒤 다 자르고 문장만 보면, 참 멋진 말들이다. 격언과 비유로 가득 찬 위로의 스테디셀러  책에 나올 법한 것도 많다. 근데 그게 뭔 소용.. 그딴 비유는 헛소리고, 다른 형태의 조롱일 뿐... 



욥의 친구 몇 몇 만이 아니라 세상 전체가 욥을 경멸하고, 욕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규탄한다. 모두가 한 패가 되어 욥에게 달려든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지만, 이런 일은 너무도 흔하고... 또 흔하다.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향해 어묵이라고 비유하는 미친 것들...환향녀를 비난하며 자살을 종용했던 가족들...위안부로 고통 받는 할머니들은 오랜 시간 동안 그 사실을 토로조차 못 했다. 식구들이, 동네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이 오히려 그 분들을 욕했다. 아니, 지금도 그런 조롱의 소리를 하는 악마들은 널리고 널렸다...



욥, 고통받는 자들의 모든 목소리가 형체화 되어 나타난 욥.. 그 욥이, 과거의 욥이, 현재의 욥이, 미래의 욥이,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재앙을 당한 사람, 고통을 받는 사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자들, 목숨을 내놓고 단식 투쟁하는 사람 앞에서 폭식 투쟁 조롱을 하는 자들... 욥은 이제 그만 죽고 싶다며 절망을 호소한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절규하며 울부짖는다...


땅아, 내게 닥쳐온 이 잘못된 일을 숨기지 말아라! 애타게 정의를 찾는 내 부르짖음이 허공에 흩어지게 하지 말아라! <새번역> 욥기 16장 1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