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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프리즈너

프리즈너 (The Prisoner) Ep4. Darling : 만들어진 감정

by R.H. 2010. 4. 24.



<주의! 스포일러>

주인공 식스는 마을 시스템에 강력히 저항하고, 넘버 투는 이런 그를 마을에 정착시키려 한다. 그래서 지난 3회에서 식스(6)의 기억을 조작해서 가족 이라는 걸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게 안 먹힌다.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식스의 감정을 조작해서 애인을 만들어 준다.


이 마을은 매칭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짝을 맺어준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결혼정보 회사다. 직업, 재산, 학벌 등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결혼정보 회사보다 차라리 인간적인 듯 싶기도 하고..


여튼, 주인공은 매칭 테크놀로지를 통해 "넘버 415" 라는 여자를 만난다. 근데 이게 누군가.. 주인공의 저 쪽 세상인 뉴욕 어느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났던 루시라는 여자다. 사실 뉴욕에서 우연히 만난 게 아니다. 주인공이 그만둔 세미코르라는 회사와 관련이 있다. 그녀는 회사의 지시를 받는 듯 하다. 분명 그녀는 의도적으로 주인공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이 이상한 마을에서 그 여자를 만났다. 6는 급속히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결심한다. 가족으로는 안 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넘버 6는 이 마을에 정착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러면 또 이야기 전개가 안 될터.. 마지막에 그녀는 넘버 2가 자신을 보냈다고 실토하고는 죽는다.


주인공이 급작스레 사랑에 빠진 것은 넘버 2의 약물 주입에 의한 것이다. 즉, 가공된 가짜 감정이었던 것이다. 6는 묻는다. "감정이 만들어진다면, 도대체 사랑은 뭘까?" 라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 질문을 하곤한다.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단하게 여기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안다. 사랑은 쉽게 흔들리고, 변하며, 바래져 버린다는 것을.. 상대에 대한 강렬한 감정은 분명 유통기한이 있다. 부정하고 싶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이 결국은 단순한 호르몬 분비에 의한 것이라면.. 도대체 사랑은 뭘까..


이 드라마는 모든 것을 의심한다. 체제를 의심하고, 세상을 의심한다. 가족도 의심하고, 애인도 의심한다. 심지어는 우리의 기억과 감정도 의심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어쩌면 이 드라마는 우리의 존재 그 자체를 의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