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약성경

창세기 18장 : 소돔과 고모라, 정의가 사라진 곳

by R.H. 2010. 1. 13.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려는 천사들에게 아브라함은 의인과 악인을 모두 다 죽이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의인 50명만 있다면 멸망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창세기 18장) 이에 천사들은 그러겠다고 한다. 아브라함은 다시 부탁한다. 45명의 의인만 찾아내도 소돔을 멸망치 말아달라고.. 이에 천사들은 그러마 한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계속해서 수를 줄인다. 40명, 30명, 20명... 그리고 마지막에는 10명의 의인만 찾아내도 소돔을 멸망치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참 길지요잉?

아예 처음부터 10명의 의인만 찾아내면 멸망치 않게 해달라고 하면 될 것을... 왜 이리도 지루하게 말하는 걸까? 그것은 "의로움" 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매 문장마다 "의인"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의(義) 라는 단어를..

우리는 소돔과 고모라가 음란한 도시여서 망했다고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부수적인 것이다. 창세기 19장에서는 음란한 도시 소돔에서 빠져 나온 의로운 자 롯이 동굴에서 두 딸들과 셱스를 한다. 이건 음란보다 더 나쁘다. 다시 말해,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진짜 이유는 의로움(정의)이 사라진 공동체기 때문이다. 소돔과 고모라처럼 제 욕망과 제 이익만 악랄하게 채우려는 자들이 가득한 사회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다.
 
이(利) 를 생각하는 자는 상인이 되면 된다. CEO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CEO 가 되면 된다. 하지만 한 공동체를 책임지는 자는 의(義) 를 생각해야 한다. 어찌하여 이로움을 논하고자 하는 양혜왕을 맹자가 혼꾸녕을 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이란 원래 누구나 제 이익과 욕망을 챙기려 든다. 원래 사람이 그러하다. 문제는 그 사회의 지도자조차도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려 들면, 파멸한다는 것이다. 한 도시에 10명의 의인만 있으면 된다는 말은 그 도시를 이끄는 리더 10명이 의로우면 된다는 말이다. 리더마저 제 욕망과 이로움만을 챙기려 들면, 누가 있어 이 공동체를 챙기겠는가.. 이런 사회에서는 정의로운 자가 비웃음 받고 바보 취급 당한다. 이처럼 정의가 사라진 곳은 귀찮게 시리 신이 손수 나서서 멸망시킬 필요도 없다. 옆 마을의 누군가가 살짝 만 흔들어도 이런 사회는 저절로 붕괴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