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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고전

제망매가 (祭亡妹歌)

by R.H. 2009. 12. 11.


生死路隱
此矣有阿米次 兮伊遣
吾隱去內如辭叱都
毛如云遣去內尼叱古
於內秋察早隱風未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枝良出古
去奴隱處毛冬乎丁
阿也 彌陀刹良逢乎吾
道修良待是古如        


양주동 해독
 
삶과 죽음의 길이
여기 있으매 두려워하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가느냐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 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한 가지에서 났지만
가는 곳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에서 만날 나는
도 닦으며 기다리겠다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월명사가 갑작스레 세상을 먼저 떠난 누이를 기리기 위해 지은 향가.
오늘날로 말하면, 추도시.


"간다는 말로 못 다 이르고 가느냐"

때론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을 떠나기 전 우리가 병을 앓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 앓는 기간은 바로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는 것이니까.

갑작스런 비보를 전해들은 월명사는 주저앉았을 것이다.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서...
황폐해진 마음 속에서는 눈물의 언어가 터져 나온다. 제망매가 라는 이름의 시로..
그리고 그는 죽은 누이의 제사에 이 시를 부른다.

이 시를 들여다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눈물이 고인다.
그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간다는 말도 남기지 않은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