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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열왕기상 15장 ~16장 : 영원히 고통받는 여로보암(2)

by R.H. 2018. 4. 5.


남유다 : 아비야, 아사 



"아비야는 그의 아버지가 지은 죄를 모두 그대로 따라 갔으며, 그의 조상 다윗의 마음과는 달라서, 주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주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생각하셔서, 예루살렘에다가 한 등불을 주시고, 그의 뒤를 이을 아들을 세우셔서, 예루살렘을 굳게 세워 주셨다. 다윗은 주님께서 보시기에 올바르게 살았고, 헷 사람 우리야의 사건 말고는, 그 생애 동안에 주님의 명령을 어긴 일이 없었다" <열왕기상 15장 3절~5절>



남유다의 르호보암이 죽은 뒤, 그의 아들 아비야가 왕위에 올라, 3년 재위에 있었다. 역대상하에서 남유다 왕들에 대한 평가는 북이스라엘 왕들에 대한 평가보다 대체로 후한데(남유다 말, 바빌로니아에 망하기 직전 왕들은 평가가 나쁜 것은 제외) 르호보암과 아비야에 대한 평가는 예외적으로 죄인 취급이다. 왜냐.. 이들이 이렇게 나쁘니까 여로보암을 종교 엘리트 집단이 추대했다는 것이다. 



르호보암이 악질인 건 사실이다. 그래서 여로보암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다시 세웠는데, 더 엉망. 그렇다면 여로보암이 더 엉망진창인 것을 하나님의 메세지를 듣는 선지자 집단이 미리 알고, 아예 세우질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괜히 여로보암을 왕으로 만들어서 나라만 남북으로 분열해 놓았다. 누가? 선지자 집단이. 이스라엘을 남북으로 분열시킨 핵심 주체는 바로 선지자 집단인 것이다. 그들이 바로 분열의 원흉이다. 그래놓고 여로보암만 계속 욕한다. 그 여로보암 선지자님들이 지지해서 세운거라고요...



그러면서 '다윗은 안 그랬는데..'다윗은 주님의 명령을 어긴 일이 없는데..' 타령이다. 저기서 '주님의 명령' 이란 말은 '선지자 집단' 의 요구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다윗은 어쨌든 자기들 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다윗을 본받으세요' 라는 말은 '다윗처럼 우리 말을 좀 들으세요'의 다른 표현이다. 



이렇게 해서 다윗의 이미지가 뻥튀기된 듯. 사무엘상하를 자세히 읽어보면, 다윗처럼 진저리나게 싫은 인간이 또 없는데 말이다. 다윗의 능력이 출중했다는 것은 분명하고, 인정하지만, 그의 인간성이 찌질하고 악랄하다는 것은 명명백백하다.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 강탈 사건은 해도 해도 너무해서 쉴드 불가인지라, '이건 잘못했지만..' 이라고 끼워는 넣었다. 그리고 이때도 이건 너무 잘못했다고 엘리트 집단이 강하게 비난해서 다윗이 잘못을 인정했다. 다윗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했다는 말은 이들 집단이 왕을 무릎 꿇렸다는 말이다. 그러니 다윗만큼만 해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선지자 집단들 참 살 만했지 말입니다.



여튼 아비야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아사가 남유다의 왕이 되어, 41년간 다스렸는데, 그는 성전에서 남창을 몰아내고, 우상을 제거하고, 자신의 할머니 그러니까 대비가 우상숭배 한다고 대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등, 선지자 집단의 맘에 들게 행동했다고 "아사는 그의 조상 다윗과 같이 주님께서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였다" <열왕기상 15장 11절> 라며 칭찬해줌. 



근데 이스라엘 왕 바아사가 침략해왔을 때, 부랴부랴 금은보화를 신하들 손에 들려서 시리아로 보내서 구원해달라고 애걸하는 거 보면, 뭐 그렇게 칭찬만 받을 왕은 아니다. 열왕기엔 없지만, 역대하에 등장하는 선지자 하나니라는 사람 역시 외세를 끌어들인 아사 왕을 비난하기는 함. 그리고 아사는 선지자의 말에 화가 나서 하나니를 감옥에 가두고, 백성들도 얼마간 학대했다고.. 기록자들은 우상 숭배 척결하면, 다른 건 웬만하면 뭉개고 가려는 듯. 종교인 엘리트들의 진영 논리네요.



"이번 일에, 임금님께서는 어리석게 행동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임금님께서는 전쟁에 휘말리실 것입니다." <역대하 16장9절>



북이스라엘 : 나답, 바아사, 엘라, 시므이, 오므리



"바아사는 왕이 되자, 여로보암 가문을 쳤는데, 숨 쉬는 사람은 누구든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전멸시켰다. 주님께서 실로 사람인, 주님의 종 아히야에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열왕기상 15장 29절>



여로보암의 아들 나답이 왕에 올라 2년간 통치했는데, 바아사라는 사람이 반기를 들고 일어나 여로보암 가문을 전멸시켜버렸다. 이것을 두고 선지자 아히야, 여로보암을 왕으로 만들었던 바로 그 선지자 아히야의 저주가(열왕기상 14장)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는데...



"그는(바아사)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하였고, 여로보암이 걸은 길을 그대로 걸었으며, 이스라엘에게 죄를 짓게 하는 그 죄도 그대로 따라 지었다" <열왕기상 15장 34절>



열왕기상 15장 바로 밑에 구절에서 바아사는 여로보암이 걸은 길을 그대로 걸었다고 평가. 여로보암이 나쁘니까, 선지자의 저주대로 멸문당했다!!! 라고 주장. 근데 여로보암 가문을 멸문시킨 바아사도 여로보암이랑 똑같음. 이게 뭔지...그냥 여로보암이 싫은 거. 너무 싫은 거. 속내가 너무 투명하네..



"나는 너를(바아사) 먼지 속에서 이끌어 내어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통치자로 삼았다. 그런데 너는 여로보암과 같은 길을 걸어서, 내 백성 이스라엘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고, 그 죄 때문에 내 분노를 사는구나. 내가 바아사와 그의 가문을 쓸어 버리겠다. 그리하여 네 가문을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가문처럼 만들겠다. 바아사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성 안에서 죽는 사람은 개들이 먹어 치울 것이고, 성 바깥의 들에서 죽는 사람은 하늘의 새들이 쪼아 먹을 것이다."<열왕기상 16장 2절~3절>



그러면서 바아사한테도 저주 저주 저주...그래도 바아사는 24년간 통치하였고, 아들인 엘라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하지만 엘라는 2년 밖에 왕위에 있지 못하고, 쿠테타를 일으킨 시므이 장군에게 살해당함, 그런데 블레셋을 치려고 진을 치고 있던 군대가 오므리 장군을 왕으로 추대하고 시므이를 포위하자, 시므이는 왕궁에 불을 지르고, 자신도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살한다.



"이것은 시므리가,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행을 하고,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 가서, 이스라엘에게 죄를 짓게 한 그 죄 때문에 생긴 일이다." <열왕기상 16장 19절>



열왕기상 16장 12절에서는 시므리가 예후의 예언(이라고 쓰고 저주라고 읽는다)대로 바아사 가문을 멸망시켰는데, 시므이 역시 여/로/보/암, 그러니까 악의 축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가서 망했다고 또 또 또 이상한 소리. 이게 왜 이상한 소리냐면... 시므이는 쿠테타 7일 만에 자폭해버렸기 때문에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갈 시간도 뭣도 없었어요.. '여로보암의 길' 은 이젠 그냥 관용구처럼 쓰이는 듯.



그리고 오므리가 왕위에 올라 12년간 북이스라엘을 다스렸는데, 오므리는 사마리아 산지를 세겔에게서 사들여서 도성을 건설하였다. 이전까지는 다르사가 북이스라엘의 수도였다면, 오므리 이후부터는 사마리아가 이스라엘의 수도가 된 것. 잘 모르는 사람은 사마리아가 이스라엘이 아니라, 중동의 이민족 땅인 줄 아는데, 이스라엘 땅임. 사마리아에 대한 평가가 나쁜 것은 아마도 북이스라엘에 대한 선지자 집단의 평가가 나쁜 것과 연관이 있는 듯한데, 본래 민족이 분열하면, 남보다도 더 미워하고, 더한 악감정을 갖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