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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4-4 Layup 유쾌한 4시즌

by R.H. 2009. 8. 14.


4시즌의 유쾌함 


  

4시즌은 유머러스하다. 특히 이번 에피의 농구씬은 가장 재밌다. 이렇게 4시즌의 분위기가 발랄한 이유는 이전 3시즌에서 시청자를 고문(?)했기에, 이번에는 유쾌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듯하다. 

  


3시즌에서는 알리스를 정신 놓은 여자로 만들면서까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정치적 발언들을 강하게 내뿜었다. 또한, 데이나가 암에 걸려 죽는다는 초강수를 쓰면서까지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처럼 자신들의 주장과 생각을 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 불편함이란 싫다는 표현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 불합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쳐 지나가는 인생에 대해 느껴보고, 타인의 슬픔에 동조하는 것은... 해맑은 웃음보다는 쓴 웃음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유쾌함보다는 우울함이 드는 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은 결코 편한 감정들이 아니다. 그래서 3시즌이 우리에게 준 감정들을 불편함이라 부르고 싶다. 


 

4시즌, 사회문제에 대한 중립적 태도 


  

4시즌은 자신들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한다기 보다는 대체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4-1에서 나오는 킷의 낙태이야기. 이때 그녀들의 대화. 

 


킷 : 그 병원을 불질러 버리고 싶더라니까. 

벳 : 방화! 방화! 

알리스 : 가족계획 단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하는 건 어떨까?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해 보자고.

 


알리스의 말은 킷이 낙태를 하지 말고, 아이를 낳아서 아이를 원하는 사람에게 입양시키라는 뜻이다. 제작진은 낙태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에게 발언 기회를 준 것이다. 낙태 문제에 있어서 제작진은 정확히 누구의 편을 든 것이 아니라, 낙태의 불가피한 면은 인정하지만,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 

  


두 번째로 4-3에서  일반인과 엘워드 사람들 사이의 화합의 파티. 이때 한 남자와 벳의 대화 


 

남자 : 만약 안젤리카가 나중에 아버지와 살고 싶다고 하면 어쩔 겁니까? 

벳 :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 

남자 : 그런 일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겠지만, 아이들도 각자의 생각이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엘워드 캐릭터들에 익숙해졌다고 해서 마냥 그녀들 편만 들 순 없다. 저 남자 말이 맞다. 안젤리카가 나중에 어떤 생각을 할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또한 안젤리카가 자신의 부모에 대해 나중에 거부반응을 보인다면? 그건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남들과 엇비슷한 가정에 사는 우리들도 자기 부모를 거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다른 가정을 가진 엔젤리카가 자신의 남다른 부모를 반겨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문제도 제작진은 딱히 누구 말이 옳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중립적으로 표현했다. 

  


물론 4시즌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얘기 다 한다. 다만 3시즌처럼 독하게 하지 않는 정도일 뿐. 어쨌든 이번 4시즌이 지금까지 시즌 가운데 가장 시청자 친화적이라고 말한다면 과한 해석일까? 이번 4시즌은 유머러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