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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4-3 Lassoed : 불편한 중립

by R.H. 2009. 8. 14.

 


벳, 그때그때 달라요. 



이번 에피의 시작에 나디아는 벳에게 도발적인 발언을 한다. 교수와 학생간에 선을 넘는 관계에 대한 것인데, 벳은 단호하게 그것은 비윤리적인 것이고, 자신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에피 마지막에 벳은 끝내 유혹을 이기지 못 한다. 벳은 생각하고 행동이 따로 논다는. 혹은 몸이 말을 안 듣는지도. 그런데 유혹에 약한 벳의 모습이 매력이기는 함. 

  


티나는 헨리의 친구들과 자신의 친구들간 화합의 장을 위한 칵테일 파티를 마련한다. 이때도 벳의 유치한 성격이 나온다. 티나가 벳을 초대하는데 망설이는 것은 당연한데도, 자신만 빼놨다고 티나를 공격한다. 듣다 못한 티나는 벳을 억지로 초대한 모양이다. 그런데 벳은 정중한 문장과 싸가지 없는 말투를 섞어서 말한다. "I'm going to decline."<거부하겠어.> 

  


안 간다고 해놓고는 칵테일 파티에 불쑥 나타난 벳. "맘이 바뀌었어" 라고 뻔뻔하게 말하고는 티나한테 미운 소리만 해댄다. 티나가 집을 리모델을 했는데, 여기서 사는 건 아니라고 말하자,  티나의 문장에 단어 하나 붙여준다. YET "아직은 아니겠지"

  


왜 초대 안 하냐고 불평하다가 막상 초대하면 안 간다고 하고는 불쑥 와서는 미운 소리만 골라하는 벳.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다른 사람이 이따위 행동 하면 한대 쥐어박고 싶을 텐데 그녀가 하면 귀엽게 보이는 이유는? 뭐 타고난 지 복인 듯. 

  


중립은 불편하다 

  


티나가 마련한 화합의 파티를 자세히 보면, 티나가 매우 어색해하고 불편해하는 게 눈에 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티나 혼자만 껄끄러워 한다.  객관적인 태도, 중립. 이런 게 뽀대나 보이지만, 가장 힘들고 불편한 태도다. 양쪽 모두와 소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양쪽 모두에게 배척 당하고, 모두에게 오해 받을 뿐이다. 

  


마치 시소 위의 가운데 서있는 긴장과 같다. 시소 양끝에 있는 사람들은 위로 붕 떠 올라가거나, 바닥으로 철퍼덕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양쪽의 사람들은 위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할지언정 시소에서 떨어져서 꼬꾸라지는 일은 없다. 



그런데 시소의 한가운데 서 있으면, 시소가 흔들릴 때마다 균형잡으려 애쓸 것이고, 그렇게 균형잡으려 안간힘을 쓸 때마다 근육은 스트레스 받고, 자칫 잘못하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질 것이다. 즉, 시소의 양끝에 있는 사람보다 가운데서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이 더 위험하고, 더 크게 다칠 위험에 처해있다. 

  


이번 에피에서 보이는 티나의 긴장과 불편함은 바로 가운데서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의 긴장과 불편함과 같다. 그래서 티나 혼자만 이 칵테일 파티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은 보수에게는 좌빨로 몰리고, 진보에서는 속물로 몰리는 게 현실이다. 가운데 서 있으면 모두가 친구가 아니라, 모두가 적이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