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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캔디스 : 왜 나만 가지고 그래?

by R.H. 2009. 8. 19.


최초 작성일 : 2008-09-02 17:15:45 



벳은 카리스마 섹시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친다. 본인도 알고 주위 사람들도 안다. 시리즈를 통틀어 보면 벳 주위에서 눈짓을 보내고 도발 행동을 한 여자들이 많지만, 다들 벳이 먼저 행동하게끔 간접적으로 사인을 보내는 것이지, 자신들이 먼저 밀어붙이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캔디스는 직접적으로 들이댄다. 그녀는 처음부터 단도 직입적으로 말한다.



"내가 오늘 하루 종일 하고 싶었던 건 당신에게 키스하는 거에요. 이 말을 안 하면 오늘 잠을 잘 수 없을 거 같아요."


  

캔디스를 만난 시기는 벳이 내적 공황 상태였을 때다. 벳은 티나와 새로 태어날 아기에 대한 부양 의무로 버거워했고, 티나의 유산으로 슬픔에 빠졌으며, 자신의 직업에서 위태롭고, 세상의 비난도 헤치고 나가야 했다. 이런 때 벳은 자신보다 더 강한 이미지를 가진 캔디스를 만났다. 더욱이 캔디스의 앞장서는 태도에 매우 끌렸을 것이다. 평소에 앞장서는데 주저하지 않는 성격의 사람이라도 지쳐 있을 땐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법이다.


  

물론 이들의 불륜 관계의 시작은 캔디스의 도발이었다. 하지만 이 관계를, 사건을 키운 건 분명 벳이다. 1시즌 13에피에서 느닷없이 캔디스의 트럭에 올라타서는 어디로든 데려가 달라는 벳, 그리고 곧장 모텔로 향하는 두 사람.


  

그런데 벳과 캔디스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을 때 벳의 태도는? 캔디스는 일방적인 이별 통고를 받은 듯 하다. 그래서 이후 캔디스가 미술관에 연달아 벳에게 전화를 하지만 벳은 매몰차게 대한다. 자신의 비서를 시켜서 전화 좀 하지 말라고 전하라고 한다. 벳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도 아니고 비서를 시켜서... "You tell her to fucking stop calling."

  

위 장면은 벳이 캔디스에게 이별 통고 하기 직전 상황인 거 같다. 바로 조금 전 까지도 육체적 즐거움을 느끼던 벳이 갑자기 멍 때리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숨 쉬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미 벳의 매력에 빠져 버렸기에, 벳의 혼란스러움을 즉각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저 순간 캔디스의 심정은 어땠을까? 1초전까지 자신과 육체적 즐거움을 탐하던 사람이 돌연 저런 표정을 짓고, 그만 만나자고 자기 할 말만 하고 훌쩍 떠나 버린다면? 당혹, 황당, 어이없음, 혹은 이용 당했다는 생각마저 들지도 모른다. 캔디스가 순순히 물러난 게 이상할 정도다. 저런 식의 일방적이고도 매몰찬 이별 통고를 받았다면, 당장 미술관에 쫓아가서 깽 판 한 번 부리는 게 정상 아닐까?. "이 나쁜 년아! 당장 나와!!!", 하면서.



시청자들이 캔디스를 싫어해서 별 상관을 안 하는 거 같지만, 캔디스 역시 희생자다. 영문도 모른 채 시작된 관계였으니 영문도 모르고, 그것도 비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아 마땅하단 말인가? 알리스의 말처럼 벳은 관계를 끝낼 때 잔인한 경향이 있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건 캔디스 직업이다. 그녀는 목수다. 극중 대사를 통해 보면 그녀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였고 무대 설치도 했다. 벳이 일하는 미술관에서도 문짝 한 두 개 달아주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작품 설치를 위한 설계 작업부터 마무리까지 총괄하는 일을 맡아서 한다. 그러니까 동네 개 집이나 만드는 목수가 아니라 건축 설계와 디자인을 하는 전문 건축 인력이다. 그런데 작가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마치 캔디스가 못 배워 먹은 막노동자 마냥 묘사하는 듯한 대사들을 집어 넣었다. 왜 그러냐는. 캔디스는 대학 교육 받은 여성 전문 인력이라니까요.       



                                          


캔디스와 벳이 구치소에 수감되었다가 나오는 장면이다. 포스트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지만 티나가 예뻐서 올렸음. 티나는 참 미인 이시라는. 그리고 옷이 날개라 했다. 캔디스한테는 왜 멜빵 바지 같은 것만 입히는지. 목수니까 청바지에 박스티만 입혀놔도 괜츈하겠구만. 제작진, 캔디스에게 너무 무성의 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