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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브이

미드 브이 1-6 Pound of flesh : 공감

by R.H. 2010. 5. 8.


<주의! 스포일러>


제 5열 (Fifth column) 은 어떤 자들일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지 애나에 반대하는 세력일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단지 애나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라면, 그들 역시 애나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황으로 볼 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인감다움인 듯 하다. 제 5열에 가담한 외계인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공감(Empathy) 과 사랑을 느낀다.


그래서 애나는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공감지수를 수치화하는 기계를 이용한다. 스크린에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고통을 같이 느끼면, 제 5열 멤버로 판정된다.


공감, 말 그대로 같이 느끼는 것이다. 나의 고통이 아님에도 같이 아파하고, 나의 슬픔이 아님에도 같이 슬퍼하는 것... 애나는 이것이 없다.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다. 애나는 인간이 아니라 파충류다.


제 5열 멤버들 역시 파충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인간의 적은 아니다. 아니, 그들이 공감과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인간이다. 그리고 인간이라고 해서 모두 인간이라고 불러 줄 수 없다. 설령 인간으로 태어났다해도, 공감 능력이 없다면, 차가운 파충류에 불과하다.


타인의 고통에 무심한 것이 과연 애나 뿐일까? 이 지구상에는 인간의 얼굴을 한 뱀과 같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공감도, 사랑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이 탐하는 것은 오로지 권력 뿐이다. 애나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종이 아니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수많은 짐승들의 모습인 것이다.



P.S. 그나저나 영 재미가.. 길게 못 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