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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로스트

로스트 5-2 The Lie

by R.H. 2009. 9. 7.

<강력 스포일러


[위의 빨간색 네모는 L.A. 에 있는 실재 도로 명]


지도와 도로 여기가 어디인고..


헐리가 갈아입을 옷을 사기 위해 들른 편의점 냉장고에는 도로명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단언하건대 미국 편의점 어디에도 저런 도로 명을 냉장고에 붙여놓는 곳은 없다. 냉장고 문짝에는 음료수 가격 적혀 있는 게 정상이다. 다시 말해, 이 도로명 스티커는 의도된 설정이다. 그리고 헐리는 이곳에서 티셔츠를 사고 빠져나가는데, 같은 시각 케이트의 차가 이 주유소에 들어온다. 이때 케이트가 펼치는 지도. 이 지역을 구글맵으로 찾아보면 편의점 냉장고에 붙어있는 도로 명이 나온다. 이 지역과 도로 명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일단 기억해두면 좋을 듯 하다.


[주유소에 들어선 케이트가 꺼내보는 지도, 빨간색 박스는 "웨스트 할리우드"]



[구글맵으로 찾아본 케이트의 지도에는 편의점 냉장고에 붙어있는 도로 명(보라색 박스)이 보임]



추추...시추...Never


애런 : Choo choo! Tunnel!
케이트 : Oh, I think choo choo knows better than that. He goes into that tunnel, he's never coming back out. [추추가 잘 알 거야. 터널에 들어가면 절대 돌아올 수 없어.]


위 대사는 지난 5-1에피에서 애런이 티비 만화를 볼 때 케이트가 하는 말이다.


If there's anything in this life you want, pack it in there. Because
you're never coming back.
[
당신 삶에서 필요한 게 있다면 가져와요. (섬에 들어가면) 절대 돌아올 수 없으니까요.]


위 대사는 이번 에피에서 벤자민과 함께 섬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한 잭에게 벤이 하는 말이다.


"
Never dude." [
절대 안돼.]


위 대사는 헐리가 벤에게 하는 말이다.


헐리가 주유소에서 산 티셔트에는 "시추"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애런이 지난번에 만화 보면서 말한 "추추"와 연결 짓는게 약간은 무리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추추와 시추를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시추를 입은 헐리는 추추이다.


이제 애런과 케이트의 대사를 다시보자. 애런은 추추(헐리)가 터널에 들어갈까 봐 소리치고, 케이트는 추추(헐리)는 안다고 말하면서 애런을 안심시킨다. 케이트의 말은 추추(헐리)가 터널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뉘앙스다. 헐리의 선택에 대한 복선일 수도 있다.


헐리를 찾아온 벤은 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헐리는 이런 벤을 뿌리치고 경찰에 자수한다. 아마도 사이드가 일전에 "벤을 만나게 되면 그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반대로 행동하라." 고 말해준 충고를 기억한 모양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번 에피 초반에 아나루시아가 경찰 근처에 가지도 말고 체포되지도 말라고 헐리에게 충고했다는 점이다.


[Stay away from the cops. Do not get arrested.]


이렇게 아나루시아와 사이드의 충고가 상충된 가운데 헐리는 사이드의 충고를 받아들였. 과연 누구의 충고가 맞는 걸까.


선화 : 여자 벤자민 라이너스?


위드모어와 협력하는 게 분명해 보이는 선화는 L.A. 에 왔다. 그리고 케이트를 만나는데, 케이트는 수상쩍은 남자들이 자신과 애런의 친자관계를 확인하려 든다면서 그들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


선화 : 잘 모르겠지만, 네가 그 사람들을 처치해야 할 것 같아.
케이트 : 무슨 말이야? 그 사람들을 처치하다니?
선화 : 애런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라고 하지 않겠어?
케이트 : 날 어떻게 보고...
선화 :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내리는 사람. 배 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케이트 : , 네가 그렇게 생각 안 했으면...
선화 : 넌 해야 하는 걸 했어. 그리고 네가 하지 않았다면 내 남편만이 아니라 모두 죽었을 거야.
케이트 : 미안해.
선화 : 널 비난하려는 게 아냐. 그런데..잭은 어떻게 지내?


선화가 하는 말을 잘 보면 이전에 벤자민이 사람을 다루고 이용하는 교묘한 방식과 동일하다. 벤은 상대가 스스로 원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처럼 여기게 하지만 알고 보면 벤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하는 방식 말이다. 그 사람들을 처치하기 원하는 것은 선화인 듯 하다. 그리고 그 일을 선화 대신 케이트가 하도록 교묘하게 말한다. 케이트의 모성애(애런)를 자극하고, 죄책감(진수)을 자극한다. 동시에 케이트의 결단력을 은근히 칭찬하기까지 하면서 케이트를 부추.


그리고 마지막 문장의 "So..." 어디서 들어 본 싸한 느낌의 단어다. 이전에 벤이 키미를 죽임으로써 배 위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이를 책망하는 로크에게 벤은 So? (그래서?) 라고 싸늘하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벤의 모습. 그때 벤이 "So?" 라고 말할 때의 느낌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 선화가 말한 "So..." 의 느낌이 벤의 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케이트가 누구인가? 선화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만큼 순진하고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다. 케이트는 만만치 않은 여자다. 선화의 마지막 말을 듣는 케이트의 표정이 말해준다. 그녀는 선화의 의도가 뭔지 안다는 것을.. 일전에 로크는 벤이 자신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면서 잠수함을 폭파시켰다. 그렇다면 케이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선화가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 같은데, 로크처럼 알면서 이용당해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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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에피에서 발바닥에 다트가 박힌 소이어] [이번 에피에서 발바닥에 나뭇가지가 박힌 소이어]


로크는 다리만 다치더니, 소이어는 발바닥에 뭐가 자꾸 박히는 군요.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비슷한 상황을 집어넣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네요. 때린 데 또 때리는 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