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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

화차(2012)-자기 탈출의 욕망

by R.H. 2016. 5. 26.





<스포일러 주의>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나를 꿈꾼다.



우리 삶 자체는 끝없는 자기갱신의 과정이고, 그 과정은 고역이다. 그래서 삶이 쉽지 않을때면,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다음 생에는 어떻게 어떻게 태어나고 싶다는 흔한 넋두리를 늘어놓곤 한다. 때론 과거로 돌아가는 망상도 한다. 이는 내 과거의 얼룩을 지우고 싶은 욕망이다. 환생, 부활, 시간여행, 자기혁명..이는 더 나은 나를 꿈꾸는 우리의 욕망을 집약해 놓은 단어들이다.



차경선(김민희)은 과거의 나를 지우고 싶다는 욕망과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비정상적으로 극대화되어 나타난 인물이다. 그리고 이 두 욕망은 극에 치달아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픈 욕망' 으로까지 튀틀려져 버렸다. 삶이 코너에 몰려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껴봤을 욕망이다. 



내가 그녀의 자리에 서있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타인을 죽이는 행위까지는 못할지언정 자신을 죽이는 행위는 하고도 남았을 것만 같지 않은가.. 하여 그녀의 불행한 결말은 예정된 것이다. 너덜너덜한 나를 끌고갈 아무 힘도 남아있지 않은 자에게 남은 것은 자기탈출의 욕망뿐이다.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닐 수 있는 것은 죽음 이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