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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열왕기하 1장~2장 : 엘리야, 불을 다룰 줄 아는 자

by R.H. 2018. 4. 9.



아합 왕의 뒤를 이어 북이스라엘의 왕이 된 아하시야왕은 어느 날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다. 이에 바알에게, 그러니까 바알을 섬기는 엘리트 집단에게 신하를 보내어 병이 나을 수 있는지 알아보게 한다. 이 신하들이 길을 가던 도중 엘리야를 만나는데, 엘리야는 이들을 꾸짖고, 아하시야 왕은 죽을 거라고, 악담에 가까운 예언을 한다. 이런 소리를 들은 왕이 기분이 좋겠어요 안 좋겠어요? 엘리야를 데려오라 명하는데... 



"엘리야가 그 오십부장에게 말하였다.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너와 네 부하 쉰 명을 모두 태울 것이다." 그러자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그와 그의 부하 쉰 명을 태워 버렸다" <열왕기하 1:10>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엘리야는 오십 부장과 그의 부하들에게 불을 내려 태워 버렸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고지대 건물에서 바리케이트 치고 농성하는 엘리야(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가 화염병이든 불화살이든 불폭탄이든..여튼 뭐가 되었든 강력한 화력과 기술을 가지고 해산에 투입된 병력을 박살 낸 거다. 두 번째 진압 부대도 똑같이 박살 당하고, 세번째에는 오십 부장이 애원을 한다.



"그 세 번째 오십부장은 올라가서, 엘리야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말하였다. "하나님의 사람께서는 우리의 청을 물리치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목숨과 어른의 종들인, 이 쉰 명의 목숨을 귀하게 여겨 주십시오" <열왕기하 1:13>



이번에는 엘리야가 신변 보장을 약속받았는지 어쨌는지, 순순히 오십부장과 함께 아하시아 왕에게 나아간다. 하지만 가서는 똑같은 말을 한다. '아하시야, 너 죽을거임' 결국 아하시아는 2년 재위 끝에 죽고, 그의 동생 여호람이 왕위를 물려받는다.(아하시야는 아들이 없었다고 함)



"그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불병거와 불말이 나타나서, 그들 두 사람을 갈라 놓더니, 엘리야만 회오리바람에 싣고 하늘로 올라갔다" <열왕기하 2:11>



엘리야가 하늘로 승천했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는 모르겠고.. 분명한 건 이때도 불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엘리야가 바알의 사제들과 겨루는 장면에서도 불을 일으키고, 산에서 농성을 벌일 때도 강력한 화력을 이용했다. 이처럼 엘리야와 관련된 임팩트 있는 이벤트마다 불이 등장한다. 불의 성질에 대한 지식과 불을 이용할 줄 아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불일까? 덥고 건조한 환경이니까. 모세도, 기드온도 기적 이벤트를 벌일 때면, 불을 이용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 끝날 때 즈음해서도 마술처럼 불꽃을 일으키는 장면이 있는데, 주인공이 이거 트릭이라는 식으로 말했던 듯. (영화 본 지 10년도 넘어서 가물가물) 



하나님의 사람인지, 예언자인지, 지식인인지 하는 이 집단의 사람들은 이처럼 다양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모세, 기드온, 엘리야 같은 강단 있는 인물들은 이 지식을 가지고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대형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현해 보이는 쑈맨쉽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인 것이다. 리더쉽에는 이런 쑈맨쉽도 포함된다. 이 집단의 사람들은 까마귀로 상징되는 검은 옷을 입은 수도자들, 은둔의 수도자들과는 다른 종류의 지식인들이다. 



추가///


"엘리사가 그 곳을 떠나 베델로 올라갔다. 그가 베델로 올라가는 길에, 어린 아이들이 성읍에서 나와 그를 보고 "대머리야, 꺼져라. 대머리야, 꺼져라" 하고 놀려 댔다. 엘리사는 돌아서서 그들을 보고, 주님의 이름으로 저주하였다. 그러자 곧 두 마리의 곰이 숲에서 나와서, 마흔두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찢어 죽였다" <열왕기하 2장 23~24절>


대머리라고 놀렸다고 42명, 그것도 아이들을 저주하고 찢어죽게 하다니... 이게 선지자가 할 짓인가. 뭐, 남의 외모 후려치는 건 위대한 선지자도 결단코 참을 수 없는 거라는 교훈을 남기기 위해 기록해두었다고, 뭐 최대한 좋게 해석해줄 수도 있고...여튼 외모 평가하지 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