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약성경

사무엘상 1장~4장 : 대충 요약

by R.H. 2011. 3. 11.


Because the Lord had closed her womb, her rival kept provoking her in order to irritate her. 
한나가 아이를 낳지 못하매, 그녀의 라이벌(브닌나)이 그녀를 괴롭히며 자극하였더라. <사무엘상 1장 6절>

아들은 권력이라...

'아들을 낳은 것' 은 그녀들에게 권력이고, 계급이고, 훈장이다. 브닌나(Peninnah) 의 괴롭힘과 조롱에 
한나(Hannah) 가 찍소리도 못하는 것은 한나가 자식을 낳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브닌나가 오만불손하게 큰 소리 칠 수 있는 이유는 단지 아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들에게 아들은 생존권을 보장받는 일종의 보험이다. 제아무리 남편이 한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더라도 아들 없으면 항상 불안하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영원할 수는 없어니.. 남편의 사랑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것이다.

 I am a woman who is deeply troubled. I have not been drinking wine or beer; I was pouring out my soul to the LORD. 나는 심히 괴로운 여자입니다. 술을 마시고 있던 게 아닙니다. 신 앞에 내 영혼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사무엘상 1장 15절>

그래서 한나는 제단 앞에서 미친듯이 기도한다. 얼마나 열심이었던지 제사장 엘리(Eli) 는 정신나간 여자가 대낮부터 술 퍼먹고 있는 줄 알았을 정도다. 그래서 엘리가 그녀에게 다가가 '술 그만 마시라' 고 한다. 그러자 한나는 '영혼을 쏟아내고 있었다.'며, 울분을 토한다. 한나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그녀들에게 아들 낳기는 계급투쟁보다 더 지독하고, 생존권 투쟁보다 더 절실한 것이다.

여튼, 기도가 통했는지 어쨌는지 한나는 아들을 낳는데, 그가 바로 사무엘이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는 기쁨에 넘쳐 노래 부르는데 이는 사무엘 2장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녀가 기도에서 약속했듯이, 사무엘은 젖을 떼자마자 나실인이 되어, 제사장 엘리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엘리의 못난 아들

제사장 엘리에게는 홉니(Hophni) 와 비느하스(Phinehas) 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제사 올린 뒤 나눠 먹는 고기에서 좋은 부위를 지들이 먼저 가져가고, 성막에서 일하는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는 등, 패악한 자들이었다. 엘리가 이들을 불러 어르고 달래고, 타일러도 소용이 없었다. 분명 이들의 모습은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날 신의 사람(a man of God) 이 엘리에게 와 이른다. 너네 집 망할 거라고..


Why do you honor your sons more than me by fattening yourselves on the choice parts of every offering made by my people Israel?   너는 어찌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올린 것으로 스스로를 살찌우는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기느냐? <사무엘상 2장 29절>


엘리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행동거지가 올바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엄격하게 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지말라, 그러지말라, 말로만 대충 타이를 뿐이었던 것이다. 아들이니까 봐주고, 또 봐주고 했던 것. 그래서 엘리의 아들만이 아니라 엘리의 집안이 망할 거라는 무서운 말을 들은 것이다. 그리고 사무엘에게도 신이 나타나 위와 같은 내용의 말은 한다. 엘리는 제 자식 단속을 못했으므로, 그 집안은 심판 받을 것이다, 라는 것이다. 

엘리와 그 아들은 대중들의 신임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당연히 이스라엘 원로들과 실세들의 신임도 잃어버렸을 것이다. 신의 사람은 아마도 원로와 실세들의 대표가 보낸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리더로 사무엘을 지목한 것.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

사무엘 4장은 엘리 집안의 망함에 대한 기록이다. 엘리의 두 아들은 언약궤를 짊어지고 전투에 나갔다가 죽고, 언약궤는 블레셋인들에게 빼앗긴다. 언약궤는 그들의 상징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고려때 팔만대장경을 적에게 빼앗긴 꼴이다. 여튼, 그들 역사에서 언약궤를 적에게 빼앗긴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못난 놈들, 참 가지가지한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엘리는 놀라서 의자에서 고꾸라져 목이 부러져 죽는다. 마지막 가시는 길, 모양새 참 안 좋다. 그리고 며느리 (비느하스의 아내) 는 불행한 소식에 놀라 조산하고, 그 와중에 죽는다. 아이 이름은 이가봇 (Ichabod) 이라고 지었다. 그 뜻은 '영광이 없다.' 이다. 불행은 언제나 한꺼번에 몰려 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