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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사무엘상 8장 : 왕을 달라

by R.H. 2011. 3. 28.

You are old, and your sons do not walk in your ways; now appoint a king to lead us, such as all the other nations have. 당신은 늙고, 당신 아들들은 당신의 길을 따르지 아니하니 열방과 같이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 <사무엘상 8장 4절>



사무엘은 나이가 들자, 자신의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야를 사사로 세운다. 그런데 이들은 뇌물을 받고 판결을 내리는 짓을 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이스라엘 장로들이 몰려와 사무엘에게 왕을 세우자고 한다. 엘리의 자식들도 문제아였는데, 사무엘의 자식들도 문제아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사제도라는 것에 대해 심히 피곤해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저렇게 사사들이 제 자식, 그것도 못난 자식에게 사사 자리를 물려주게 할바에야 차라리 왕이 낫겠다 생각했을 것이다.
 

When that day comes, you will cry out for relief from the king you have chosen, and the LORD will not answer you in that day. 그때에 이르러, 너희가 원한 왕에게서 구해달라고 울부짖을 것이나, 주께서는 너희에게 응답하지 않을 것이다. <사무엘상 8장 18절>



사무엘은 왕정제의 문제점에 대해 사무엘상 8장 10~18절에 걸쳐 나열한다. 너희 자식들 군대로 끌고 갈 것이고, 왕의 밭을 갈게 만들고, 군수품을 만들게 할 것이다. 좋은 곡식과 과일을 왕한테 바쳐야 하고, 세금도 내야하는 등.. 백성들 고통이 심할 것이라고.. 왕을 만든는 것은 백성들이 스스로가 제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그럼에도 그들은 왕을 달라고 소리친다. 이에 사무엘은 왕을 세우기로 결심하고는 그들에게 각기 성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왕정제를 해 본 적이 없다. 모세 이전에는 국가 형태랄 것도 없었고, 모세 이후에는 부족국가 연합 형식이었다. 사사제도라는 게 애매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나름 민주적인 성격이 있기는 하다. 능력있는 인물을 세우는 것이고, 교체 가능한 리더이기 때문이다.(물론 성경에서 중간에 교체된 사사는 없지만..) 또한, 사사가 종신직에 가깝지만, 왕처럼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로 치면, 종신 대통령 정도? 여튼,

나름 민주적인 제도인 사사 제도를 버리고, 이스라엘인들이 위험한 왕정제를 하고 싶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엘리와 사무엘, 이 두 사람 때문이다. 천하의 모세도 제 자식들에게 리더 자리를 물려주지 않았다. 그런데 엘리와 사무엘은 제 자식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려는 못된 욕심을 부렸고, 자식들이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데도 별 제제를 가하지도 않았다. 사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지 오래 된 것이다. 왕정제를 요구하는 이스라엘인들이 어리석다기보다는 엘리와 사무엘의 못된 욕심이 이 사태를 가져왔다고 봐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