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가?
"Your problem is that you're deeply afraid about opening up to someone. You have to get it over."
<당신의 문제는 타인에게 마음 여는 걸 너무 두려워 한다는 점이에요. 이걸 극복해야 합니다.>
사라는 타인과 소통하는데 서툴다. 그녀는 타인과의 교류를 매우 원하면서도 동시에 밀쳐낸다. 그녀는 그녀에게 안부를 묻는 커피 점원에게 무례하게 굴고, 동생과는 연락 두절이며, 자신이 투더링해주는 학생에게는 막말을 한다. 입양한 강아지에게 나이스하게 대해준다 싶더니만 똥싸자마자 표정 돌변하고, 쿠션을 뜯어 어지럽혀 놓자 개를 기관에 가차없이 돌려 보낸다. 그리고는 개털을 툴툴 털어버리는 모습이란...
그런데 옆집에서 하는 정기적인 무슨 모임에 참석하는 찰리라는 남자를 우연히 본다. 알고 보니 그 모임은 AA(알콜 중독자 재활) 모임. 사라는 알콜 중독자가 아니면서도 찰리를 보기 위해 그 모임에 참석하는데, 성격 까칠한 이 여자에게는 잘 맞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가지 않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이런 모임의 특징이 무엇이던가? 웃는 얼굴로 강요하기. 다시 그 모임에 간 사라. 이후의 이야기는 보통의 다른 로맨틱 코메디와 유사하므로 생략. 뭐 대충 뻔한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 오해를 풀기 위해 사라는 처음으로 AA 모임에서 발표를 한다.
" 전 알콜 중독자가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사과하고 싶어요. 전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의 동정심과 신뢰, 우정을 배반했어요. 옆집에서 당신들이 모두 모이는 걸 지켜 봤어요. 나도 이 그룹의 일원이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어느 날 찰리를 봤고,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이 모임에 처음 온 건 찰리를 보기 위해서 였어요. 그건 제가 아주 오랜동안 처음으로 제 마음을 따라 행동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알콜중독자인 척 했지요. 하지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어요. 여기서 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전 사실 엉망인 사람이거든요. 전 알콜 중독자는 아닐지 몰라도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어요. 매우 큰 공포증이 있거든요. 전 여러분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하나의 긍정이 새로운 긍정을 불러온다. 사라가 한 최초의 마음 가는 대로의 행동이 사라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킨다. 커피 점원에게 지난번 무례를 사과하고, 동생에게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사과하고, 튜더링 학생에게 너는 특별한 학생이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다시 강아지를 입양한다.
사라는 결벽증이 있다. 도가 지나치게 가지런히 정리된 그녀의 사무 도구들, 쿠션은 제자리에 놓여 있어야 직성이 풀린다. 이처럼 정리정돈에 집착하는 그녀의 성격은 그녀의 직업인 자택 근무 에디터라는 점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즉, 그녀가 하는 일은 다른 사람의 소설, 작문을 교정(정돈) 해 주는 일이다. 그녀의 말대로 자신의 책(이야기) 을 써 본 적은 없다. 그녀가 하는 일은 정돈하고 교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왜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걸 두려워 하는가? 찰리에게 자신의 이전 상처들을 말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룰을 지켜줄 것을 요구한다. 찰리는 당황하고 좀 구린 해결책을 제시했다가 관계는 엉망이 된다. 그들의 관계가 회복된 것은 사라가 자신의 과거 고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그녀가 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는지 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지 설명한 순간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가 발표에서 보여준 완전한 솔직함이 해피엔딩으로 이끈다.
이전에 인간관계가 비틀어진 경험을 한 그녀는 또 다른 이야기(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걸 두려워했던 것이다. 이제 사라는 말한다.
이야기가 어디로 가든 그냥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 We start on page one. And we don't worry about punctuation, all grammer, misspelled words, so where the margins are even. We just get lost in story anywhewe else thake us."
<이제 첫 페이지를 시작하는 거죠. 문법이나 철자가 틀리는 건 걱정하지 말아요. 행렬이 제대로 맞춰졌는지도 신경 쓰지 말고. 우린 그냥 이야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 가든지, 그 이야기 속에 들어가자 고요.>
잘못된 문법과 철자를 고쳐주는 사라, 과거의 잘못된 관계로 인해 새로운 관계를 두려워 하던 사라는 이제 잘못될까 두려워 말고 직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자고 말한다. 이제 그녀는 남의 이야기를 고쳐주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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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삽입된 음악들이 참 마음에 드네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영화 초반부에 사라의 까탈스러움, 결벽증, 외로움을 유머스럽게 잘 표현했습니다. 항상 비어있는 이메일란에 어느 날 3통의 이메일, 반가운 마음에 사라가 열어보는데 그건? 투자하세요, 여행상품 소개, 바이아그라 광고. 또 찰리를 창문에서 몰래 훔쳐보다가 눈 마주치니까 괜스레 달 구경 하는 것도 유머스러웠고, 그런데 후반에는 조금 지루합디다. 여하튼 그냥 볼 만한데, 사장될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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