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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 16장 하말과 이스마엘

by R.H. 2009. 8. 15.

사래는 독한 여자



아브람의 아내 사래(sarai)는 아기를 낳지 못하자, 아브람에게 자신의 하녀 하말(도망가다 라는 뜻)과 동침할 것을 권유하고, 하말은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말이 임신한 뒤, 오만방자해지자 사래는 아브람에게 짜증을 낸다. 어찌나 닥달했던지 아브람은 '니 하녀니까 니가 알아서 하라' 는 식으로 말한다. 아브람이 상당히 귀찮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사래의 구박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자 하말은 사막으로 야반 도주 한다.



자, 다시보자. 16장 전반에 보면 사래가 현모양처, 유순한 여인, 대인배처럼 소개된다. 자신이 아이를 잉태하지 못하기에 남편에게 억지로 하말과 동침케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래는 현모양처일까? 권력자의 애를 임신한 여자가 안주인의 구박에 못이겨 도망갈 정도면, 목숨에 위태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래가 구박한다 해도 임신한 채, 그것도 사막으로 도망가는 위험보다는 그 집에서 구박을 참고 지내는게 훨씬 낫다.



사막에서 임신한 여자가 며칠이나 견딜 수 있을까? 몸 건장한 사람도 사막에서 단 며칠 견디기 힘들다. 미칠듯한 태양열과 굶주림, 독사나 전갈이 널려 있는 곳에서 말이다. 그러니까 사래의 구박은 단순한 구박이 아니라 살해 위협이었을 것이다. 사래는 보통 여자가 아니다. 매우 독한 여자임에 틀림없다.



도망간 하말은 사막에서 천사를 만난다. 글쎄. 진짜 천사인지, 집으로 돌아갈 명분으로 본인이 꾸며낸 이야기 인지, 혹은 아브람이 보낸 비밀 요원인지, 혹은 사막에서 더위와 굶주림에 헛 것을 본 건지도 모른다. 여하튼 사래한테 돌아가서 "나 죽었네..." 하라고 천사가 시킨다. 그리고 아들을 낳으면 이름을 이스마엘이라고 지으라 한다. 
이스마엘은 "God hears." 라는 뜻이다.

"for the Lord has heard of your misery."


여하튼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사래는 매우 독한 여자여서 하말이 매우 큰 고통(misery)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신을 마주하면 죽는다? 계급 사회 유지를 위한 구라

그런데 여기서 희한한 하멜이 말한 문구가 하나 있다.

" You are the God  who sees me, I have now seen the one who sees me."
< 신이 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신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하멜이 두려워서 한 말이다. 구약에서는 죄인이 신을 마주보면 죽는다고 생각했다. 기독교 논리에서는 모든 인간은 원죄로 인해 죄인이다. 따라서 제사장이나 지배자 말고 평민은 신과 일대일로 마주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이것은 엄격한 계급 사회를 나타낸다.



그러니까 신과 마주할 수 있는 제사장이나 지배자를 통해서만 신을 간접적으로 대할 수 있기에 일반 하층민들은 이들 상층 계급에 절대 복종 해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신을 직접 대하면 죽는다는 고대 기독교 논리는 계급 사회 유지를 위한 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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