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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전도서 6장~6장 : 다 헛되다. 대충 살자.

by R.H. 2018. 6. 5.



6장 : 나 죽으면 끝이지 뭐...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는 부와 재산과 명예를 원하는 대로 다 주시면서도, 그것들을 그 사람이 즐기지 못하게 하시고, 엉뚱한 사람이 즐기게 하시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요, 통탄할 일이다. <새번역 전도서 6장 2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해서 이걸 어처구니 없고 통탄할 일이라고까지는 말 할 순 없다. 부와 명예를 위해 달리는 것이 꼭 그 부와 명예를 누리기 위해서는 아니다.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을 위해서 일 수도 있고, 더 나은 세상을 후세에 물려주겠다는 마음에서 일 수도 있다. 혹은 DNA 에 박혀 있는 정의를 원하는 마음때문일 수도 있다. 이익이 되는 게 아닌데, 아니 도리어 손해가 나는 일인데도, 불의를 보면 화딱지가 나서 참을 수 없는 마음..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성선설이라고도 하고, 천명지위성이라고 한다.. 내가 꿈꾸는 세상, 우리가 바라는 세상, 더 풍요롭고, 더 인간적이고, 더 상식적이고, 더 명예로운 세상.. 그 세상을 나 살아 생전에 누리면 이보다 더 좋은 순 없겠지만, 설령 나는 못 누려도 다른 사람들이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그것이야말로 고결한 마음이고, 하늘의 명을 실천하는 삶 아닐까.. 



하여, 전도서 6장 2절의 말은 내가 꿈꾸는 세상이 내가 살았을 때 실현되지 않더라도, 그 꿈꾸는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그런 세상에 정작 자신이 없어도 된다고 하는 사람을 우리는 가졌었다. 시대적 소명,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전도서 6장은 모욕적이고 악랄하다. 



"아,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거 같아요......하긴 그래요. 내가 뭐, 그런 세상이 되기만 하면 되지. 뭐 내가 꼭 거기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



슬기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보다 나은 것이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이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것 또한 헛되고,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욕심에 사로잡혀서 헤매는 것보다 낫다. 지금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미 오래 전에 생긴 것이다. 인생이 무엇이라는 것도 이미 알려진 것이다. 사람은 자기보다 강한 이와 다툴 수 없다. 말이 많으면 빈 말이 많아진다. 많은 말이 사람에게 무슨 도움을 주는가? <새번역 전도서 6장 8절~11절>



그러면서 또 지혜고 뭐고 다 쓸데없다면서, '가난하게 살면서, 세상 이치는 알면 뭐하나..자기 보다 강한 사람한테 대들지 마라. 말 조심해라, 덧없는 인생이다.  쓸데없는 욕심 부리지 말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라', 고 조언한다. 얼핏 좋은 말들 같지만, 이상하게 화 나지 않는가? 



저 말들은 '없이 사는 주제에 대학 공부는 왜 하냐, 강약약강으로 살아야지, 주제 파악 못하고 권력자에게 저항하지 마라, 말 조심해라, 비판하지 마라, 인생 뭐 없다. 가진 거나 지키고 살아라'는 말의 소프트 버젼일 뿐이다. 허무주의와 패배주의, 순응주의를 섞어 놓은 말들이다. 위험천만한 악마의 조언 같은 느낌이다..



7장 : 회색인형으로 사세요..



나는 덧없는 세월을 보내면서 세상만사를 다 겪어보았다. 착한 사람은 착하게 살다가 망하는데 나쁜 사람은 못되게 살면서도 고이 늙어가더구나. 그러니 너무 착하게 살지 마라. 지나치게 지혜롭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망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너무 악하게 살지도 마라. 어리석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때도 되기 전에 죽을 까닭이 없지 않는가? <공동번역 전도서 7장 15절~17절>



응?? 돈도 명예도 지혜도 모두 헛되다고 했다가, 지혜를 찬양했다가..이젠 또 너무 착하게 살지 말라고, 지나치게 지혜롭지 말라고, 그러다 망할 것 없지 않냐고.. 그렇다고 너무 악하게도 살지 말란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신이다. 즉, 회색 인형으로 살 것을 충고하는 말이다. 성경이 아니라, 처세술, 성공술에나 나올 법한 하찮은 인생 비법이다.



"나는 또, 올가미와 같은 여자 마음이 덫과 같고 손이 쇠사슬과 같은 여자는 죽음보다 더 쓰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남자는 그런 여자를 피할 수 있지만, 죄인은 그런 여자에게 걸려들고 말 것이다. 보아라, 전도자가 말한다. 내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다. 사물의 이치를 하나하나씩 찾아가는데, 아직도 얻지 못하였지만, 다만 찾으면서 깨달은 것은 오로지, 천 명 가운데서 남자 하나는 찾을 수 있어도, 천 명 가운데서 여자 하나는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번역 전도서 7장 26절~28절>



그러면서 '몰라, 우리 인간은 신의 이치를 절대 몰라. 그런데 혹 어쩌다 남자는 찾기도 함. 근데 여자는 절대, 결단코, 무슨 일이 있어도 심오한 이치를 몰라' 라며, 쌩뚱맞게 밑도 끝도 없는 여혐 발언하면서 7장 마무리.. 이건 또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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