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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데이브레이커스 (Daybreakers, 2009) : 인간성 회복에의 믿음

by R.H. 2011. 1. 21.


<주의, 스포일러>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뱀파이어는 어느 먼나라 고성에 숨어사는 전설 속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지금 여기 우리 곁에 있다. 제 이익만을 위해 남의 눈에서 피눈물 흐르게 하는 자들.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누리기 위해 타인을 끌어내리고, 무너뜨리고, 짓밟고 뭉개뜨리는 자들. 흔한말로 고혈을 짜내는 자들. 그들이 바로 우리 속에 숨어지내는 뱀파이어다.

그런데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도 뱀파이어의 야만이 숨어있다. 죄없는 사슴의 목구멍에 빨대 꽂아 피를 쪽쪽 빨아먹는 야만스런 인간의 모습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인간은 누구나 불로장생이라는 헛된 욕심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영생을 보장받는다면, 사슴피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인간의 피를 기꺼이 빨아먹는 야만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영생이라는 달콤한 유혹 앞에, 인간성 따위는 손쉽게 포기해버릴지도 모른다. 

영화는 인류가 뱀파이어로 변해버린 뒤의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와 그다지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군인, 경찰, 폭동, 뉴스, 정치, 대체제를 독점 공급하려는 기업가의 탐욕, 그리고 피에 굶주린 대중들..

너도나도 인간을 잡아먹기에 혈안이 되어버리니.. 더이상 인간이 남아나있질 않다. 급기야 뱀파이어가 뱀파이어를 잡아먹기에 이른다. 재미있다. 인간이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살면 뱀파이어가 되고, 뱀파이어가 뱀파이어의 피를 빨아먹고 살면 끔찍한 괴물이 된다. 동족을 잡아먹는 야만이 거듭될수록 점점 더 추악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피를 먹고 사는 이 삭막한 도시가 지긋지긋한 자도 있다. 에드워드가 바로 그런 자다. 그는 라이오넬 일행과 합류하면서 인간성을 회복하는 치료제를 발견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지평선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은 마치 인류 구원을 위해 달려가는 전사들처럼 보인다.
 
"We have cure. We can change back. It's not too 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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