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결말 포함된 스포일러>
영화 시작부터 관객은 궁금하다. 사막에서 권총 자살을 하려는 남자는 누구일까? 왜 죽으려는 걸까? 구급차에 실려가는 그녀는 무엇 때문에 그리도 겁에 질려있는 걸까? 10억이 걸린 이상한 서바이벌 게임 쇼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는 끝까지 관객들에게 장민철 PD (박희순) 가 왜 이런 무시무시한 판을 벌렸을지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끊임없이 궁금증을 던지면서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대충 예상한다.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성, 자기만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 그 와중에 육체를 탐하는 욕구. 뭐, 이런 걸 보여주려는 영화겠거니, 하고 말이다. 제목부터 그런 느낌을 주고,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갑자기 난데없는 결말이다. 여태껏 돈을 향한 인간의 추한 욕망을 이야기하다, 방관자들에 대한 복수를 꺼내든다. 급 당황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당황스러운 건 조유진 (신민아) 의 마지막 발언이다.
"우리도 당신처럼 당하니까 보상받은 거 같애? 사람은 누구나 똑 같아. 겁에 질려 살아간단 말야. 당신 부인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어떻게 우리한테 똑같이 그럴수가 있어? 당신이랑 범인이랑 뭐가 달라?"
눈 앞에서 벌어진 폭행 살인 사건을 방관한 자의 변명치고는 거슬릴 정도로 당당하다. 그건 그렇고, 장민철은 왜 자살한단 말인가.. 그는 자살하고, 그녀는 돈 가방을 챙긴다. 도대체 하려는 말이 뭔지 도통 감 잡을 수가 없다. 장민철의 복수극도 공감가지 않고, 조유진의 가당찮은 훈계는 더더욱 공감가지 않는다. 허무하고 찝찝함이 남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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