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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75

달콤한 인생 선우의 상상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아니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말이 안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선우가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복싱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는 장면의 플래시백이다. 그렇다면 영화의 모든 내용은 선우의 상상이었던 걸까? 감독의 전작인 장화 홍련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장화 홍련의 마지막 장면 역시 달콤한 인생처럼 주인공의 플래시백으로 끝난다. 영화의 마지막에 수미가 홀로 앉아 있는 호숫가. 영화의 초반부에 수미는 동생 수연과 그 곳에 함께 앉아 있다. 장화 홍련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 내용이 수미의 상상으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달콤한 인생은? 영화의 마지막 구성 방식은 장화 홍련과 동일.. 2009. 8. 18.
고양이를 부탁해(2001) : 20대, 그 서툰 시작 소외된 도시와 그녀들 상업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막 나선 다섯 친구들의 비루한 모습과 어긋나는 우정, 그리고 그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는 일상의 자질구레함과 참기 힘든, 그러나 어쩔 수없이 참아야 하는 현실을 세밀하게, 그리고 감정을 절제해서 표현하고 있다. 배경 도시는 인천이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대도시, 그러나 서울과는 전혀 다른 느낌. 칙칙하고 어딘지 모르게 우울하고, 소외감이 드는 이 도시.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나 있다는 느낌. 공장들, 일제 시대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버려진 철길들, 지저분한 고가 도로. 이러한 도시가 풍기는 분위기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인 걸까? 지영 : 구질구질하고 지긋지긋한 가족에 대한 짜증 지영이는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 2009. 8. 17.
핸콕 (Hancock) : 외로워서 까칠한 거라고요. 이렇게 까칠한 영웅을 다룬 영화가 있었나? 생소하다. 그런데 왜 슈퍼 히어로가 꼴통짓(asshole)을 하지? 절대 고독, 나는 누구인가? 어느 날 핸콕은 선로 위에서 위험에 처한 홍보 전문가인 레이를 구해주는데, 핸콕의 삐뚤어진 성격을 지켜본 레이는 핸콕의 이미지 개선을 돕겠다고 한다. 까칠한 성격의 이 슈퍼 히어로는 레이의 제안이 못마땅하다. 레이는 말한다. "당신이 못되게 구는 건 당신이 외롭기 때문이죠.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거라고요." 핸콕은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 어느 날 둔기에 맞아 기절하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고, 기억을 상실했다. 핸콕은 말한다.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이면 나를 찾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까요? 단 한 명도..." 이 세상에 절대 유일한 강자. .. 2009. 8. 17.
Lost and Delirious (상실의 시대) :길을 잃다. 그리고 미쳐버리다. 개인적으로 영화 포스터 참 마음에 안 드네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하고 영 딴판인데다가 영화는 하나도 에로틱하지도 않은데 저 단어 집어넣은 의도는 뭔지..영화가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면, 포스터는 1점. 여하튼, 영화는 서정적이면서도 격한 감정을 뿜어내고, 감각적이다. 특히 폴리의 절규는...영화 전반부에서 펜싱 장면. 폴리의 경쾌하고 발랄한 웃음 소리. 그러나 영화가 끝난 후 폴리의 그 발랄한 웃음 소리가 슬프게 느껴진다. 메리의 독백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메리의 아버지는 재혼했고, 새엄마는 메리를 싫어해서 반강제적으로 기숙학교로 전학 오는 것 같다. 그리고 룸메이트인 폴리와 토리가 있다. 메리는 이들 관계를 매우 가까이서 ,동시에 한 걸음 물러나서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관계에 가치 판단 따위는 .. 2009. 8. 17.
장화 홍련 (2003) : 후회 최초 작성일 : 2008/09/10 16:31 전래 동화 장화 홍련전에 모티브를 둔 영화. 영화의 내용은 약간 변형 되었지만 기본 느낌은 비슷하다. 무섭지만 알고 보면 슬픈 이야기. 인간을 가장 괴롭히는 감정, 후회.. 영화의 대부분은 수미 (임수정)의 후회가 만들어낸 상상이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수미는 동생 수연(문근영)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그랬어야 했는데..." 에 대한 수미의 소망이다. 새엄마에 의해 수연이 옷장에 갇힌 뒤 뒤늦게 달려온 수미. 그녀는 수연을 끌어 안고 말한다. "미안해 못 들었어.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하지만 이미 수연은 죽었고, 이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이다. 돌이킬 수 없이 일어나 버린 일이다. 수연은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에 무서워 수미의 방으로 간다.. 2009. 8. 17.
장미의 이름 (4) : 민중과 지식인 수도원에서 빈민들에게 던져주는 음식 찌꺼기들을 줍는 한 소녀. 이런 그녀를 본 앗소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음식 쓰레기를 줍는 그녀의 모습은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지저분한 외모와 음식을 줍기 위해 다른 빈민들과 아귀다툼하는 그녀는 괴성을 지르고 있다. 그녀의 어떤 모습에 앗소는 눈길을 주는 것인가? 또한 영화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사람과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마치 야생 짐승과도 같다. 그리고 우연히 들어간 창고에서 그녀와 앗소는 육체 관계를 맺는다. 그녀가 수도원에 몰래 들어온 이유는 자신의 몸을 팔아 음식을 얻어가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밤 앗소는 스승에게 간접적으로 그녀와 관계했음을 드러내고 고민 상담을 한다. 몸을 파는 천박한 행위를 하는 그녀에게서 앗소는 사랑을 느끼는 걸까? 그것은 단.. 2009. 8. 17.
장미의 이름 (3) : 욕정과 금욕 앗소 : 스승님도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으신가요? 윌리엄 : 사랑? 아주 많지. 앗소 : 정말요? 윌리엄 : 물론이지. 아리스토텔레스, 오비드, 버질... 앗소 : 아뇨. 제 말은... 윌리엄 : 사랑(love)과 욕정(lust)을 혼동하는 것 아니냐? 앗소 : 그런 걸까요? 그녀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요.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고요. 그녀를 가난에서 구하고 싶어요. 윌리엄 이런... 앗소 : "이런" 이라뇨? 윌리엄 : 사랑에 빠진 게로구나. 앗소 : 그게 나쁜 건가요? 윌리엄 : 수도사에게는 문제가 되기도 하지. 앗소 : 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도 사랑의 미덕을 찬미하지 않았던가요? 윌리엄 : 맞다. 하지만 그건 신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거다. 앗소 : 여자를 사랑하는 건요? 윌리엄 : 여자에 대해서는 토.. 2009. 8. 17.
장미의 이름 (2) : 지식 닫힌 세계, 가려진 지식  윌리엄과 앗소는 수도원에 도착하고, 수도원의 무거운 철문은 빗장에 걸어 잠긴다. 이는 이곳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곳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때 이들의 손에 물을 부어주는 수도사는 사팔뜨기다. 즉, 이 수도원(닫힌 세계) 의 시선은 그의 눈처럼 왜곡되어 있다는 말이다.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수도원. 그러나 이 세계는 그 고요함만큼 평화롭고 맑은 곳이 아니다. 반대로 세상의 그 어느 곳보다 요란스럽고 혼탁하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기묘한 살인사건, 남색을 행하는 수도사들, 아집에 가득 찬 자의 광폭함과 비이성...  그리고 이 닫힌 세계에는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비밀의 서고는 안개 속에 쌓여 있다. 지식은 그렇게 고립되어 있고, 미로 속에 감춰져 있으며 희뿌연.. 2009. 8. 17.
장미의 이름 (1) : 영화 줄거리 때는 1327년,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딕트파의 한 수도원. 이 수도원에서는 얼마 전 아델모라는 젊은 번역승이 탑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런데 이 탑은 접근 불가한 곳인데다가 창문도 열리지 않는 곳인지라, 수도사들은 아델모의 죽음에 악마가 관여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수도원은 정신적 동요가 일어난다. 이때 수도원을 방문한 프란체스코파의 윌리암 수사와 그의 제자 앗소. 윌리엄은 이 사건의 수사를 망설이지만, 이단 심문관이 관여되길 꺼리는 수도원장의 설득에 이 사건을 맡는다.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윌리엄은 아델모가 추락한 곳은 고립된 탑이 아니라 바로 옆의 축성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아델모가 자살했다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그런데 이때 또 다른 그리스 번역승이 돼지 피를 담아놓은 항아리에 거꾸로 처박혀 죽은 채로.. 2009. 8. 16.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 미국은 옳다 대통령의 암살사건을 8명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방송국(시고니 위버와 여기자) - 객관적으로 암살 사건 전달 사복경찰(엔리케) - 여자 테러범과 사랑에 빠져 이용당함 경호원(반즈)- 대통령을 구하는 영웅 미국 대통령 - 정신 혼미한 상태에서도 쇠파이프 하나로 테러범을 혼쭐내는 용자 미국인 관광객(루이스) - 위험한 상황에서 꼬마를 구하는 영웅 테러범1 - 인질로 잡힌 동생을 위해 테러범에게 이용당하는 전직 특수부대 요원 테러범2 - 악질 테러범 터러범3 - 대통령 경호원으로 이중 생활을 함 동일한 사건(대통령 암살)을 여러번 되돌려서 각자 다른 시선으로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왜 테러범들이 테러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이해의 노력은 없다. 이중 생활을 하는 경호원 테일러가 무엇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드.. 2009.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