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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75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 소통은 상대에 대한 집중이다. 영화 줄거리는 간단하다. 왕년의 배우 밥은 CF 촬영을 위해 일본에 왔고, 샬롯은 사진 작가인 남편을 따라 잠시 일본에 들렀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호텔에 머무른 이 두 사람이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전부다. 영화는 느린 속도로 전개되고, 스토리는 진부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것이 바로 이야기꾼의 재주다. 뻔한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는 밥과 샬롯 밥은 엉터리 통역관으로 인해 촬영장에서 스텝진들과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그는 일본의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색하기 짝이없다. 하지만 같은 영어를 쓰는 자기 부인과의 전화 통화 역시도 불편하고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2009. 8. 16.
태풍 태양 :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모기 - 꿈꾸는 자 " 비겁한 게 나쁜 거야? " 모기는 인라인 스케이트 일당 중에 가장 잘 타는 녀석이다. 그런데 그는 세계 대회에 출전해서는 발 한 번 떼지 못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는 두렵다고 말한다. 그는 직업도 없다. 그가 스케이트를 타는 건 타고 싶어서 타는 것 뿐이다."세계 대회" 라는 것은 현실의 시스템을 상징한다. 즉, 모기는 시스템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의 여자 친구인 한주가 말하길, 모기는 야망이 없어서 좋다고 한다. 모기에게 있어서 인라인 스케이트는 꿈이지 야망이 아니다. 그리고 꿈과 야망은 다르다. 그는 가장 실력 있는 인라인 스케이터지만, 자신의 실력을 시스템 속에서 성공으로 끌어내는 걸 두려워한다. 야망은 없지만 그의 꿈은 크다. 꿈이 크면 두려움의 크기도 똑같이 크다. .. 2009. 8. 16.
카드로 만든 집 : 타인의 세계에 들어 간다는 것 "People don't die. They go to one home to another. The children who can see but they could use only inside in their dream where there are no words. It is easy to see without words.They see the world as it really wants to be." 샐리는 왜 말하지 않는 걸까? 샐리의 아빠는 마야 유적지 복원 작업 도중 사고사 했다. 그리고 그 곳의 한 멕시코인은 샐리의 아빠가 달나라로 이사 간 것이라고 말해준다. 샐리는 지금 현실에서 눈을 뜬 채 말이 없는 세상인 꿈 속에 있다. 그 안에서 죽은 아빠를 보기 원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박사는 샐리가 자.. 2009. 8. 16.
이퀼리브리엄 (Equilibrium) : 감정은 거추장스럽지만... 인간의 감정을 없애는 약품을 매일 투여 받는 시민들. 인간의 감정을 유발시키거나, 약물 투여를 거부하는 반역자는 즉결 처분되는 미래도시 이야기다. 인간의 분노, 질투, 열등감 따위가 폭력과 범죄, 전쟁을 일으키는 근원이기에,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서 인간의 긍정적인 감정들을 희생시키더라도 인간의 모든 감정들을 제거한다는 논리다. 삶을 살아가면서 아주 자주 드는 생각은 감정은 일을 그르치고, 사리 분별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감정은 실로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그럼에도 신은 왜 인간에게 감정을 주었을까? 그것은 감정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성과 논리만 있는 것은 로봇이지, 분명 인간이 아니다. 영화에서처럼 극단적인 감정 통제 사회는 비극이 분명하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긴 한데.. 감정은 미친 .. 2009. 8. 16.
매트릭스 : 고통의 진실, 안락의 허상. 당신의 선택은? The Matrix has you. Follow the white rabbit. Wake up, Neo... 실존에 대한 의심 지금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한 의심. 이 모든 게 한낱 꿈은 아닌지, 모든 것이 허상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우리 모두는 어떤 거대한 실험의 일부는 아닌지, 혹은 우리가 노예 상태인 것을 자각조차 못하는 건 아닌지, 심지어 내가 존재하기는 하는지 등, 세상 그 누구나 한번쯤은 하는 의심. 철학자들이 하는 실존에 대한 의심은 그들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닌가 보다. 철학을 모르더라도 본능적으로 육감적으로 생기는 이러한 의심들은 시공을 넘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음이다. 물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불현듯 드는 이 거추장스런 질문에 대한 정답은 그 누구도 내놓지는 못했다. 고.. 2009.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