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약성경

사무엘하 4장~6장 : 다윗의 왕권 강화

by R.H. 2015. 1. 25.




아브넬의 죽음 뒤 힘의 균형추는 완전히 다윗쪽으로 기울어진다. 이렇게 대세가 확인되면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는 법. 이스보셋왕 휘하에 있든 군인 둘은(바아나와 레압) 이스보셋을 살해하고, 그 목을 잘라 다윗에게로 냅다 달려간다.


하지만 다윗은 이들의 행동에 격노하며, 되려 그들의 손발을 자르고, 몸통을 호숫가에 매달아 놓는다. 시체를 매달아 놓는다함은 본보기로 삼겠다는 뜻이다. 무슨 본보기냐. 왕권의 지엄함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후 왕이란 것이 없다가 이제 겨우, 사울과 다윗 두명의 왕을 보았다. 그나마도 사울왕 사후 왕국은 분열되어 치고박고 싸우느라 왕권을 다질 여유도 없었다. 헌데 이제 분열의 시대가 끝났다. 당연히 그 다음 작업은 왕권강화다.


해서 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행위다. '왕' 이란 자리의 위엄에 대해 권위는 그 누구도 감히 그 목에 손을 댈수 없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왕권강화의 핵심 작업에 돌입한다. 바로 언약의 궤를 다윗 자신이 관리하는 것이다.


언약의 궤는 신권의 상징이다. 모세는 이 궤를 관리하는 임무를 아론의 레위 지파에 일임하였고, 대대손손 그 일을 맡도록 했다. 한마디로 모세는 권력을 분리했다. 그런데 다윗은 이 어마어마한 권력을 자신이 가지려 한다. 그간 아비나답의 집에 있던 언약궤를 다윗성으로 옮기는 일에 착수한다. 이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아비나답의 두 아들 웃사와 아효가 언약궤를 운반하는 수레를 가이드한다. 그런데 나곤의 타작마당에 잠시 머무를 때, 수레의 소들이 넘어지고, 웃사가 언약궤를 붙든다. 별일도 아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신이 진노하여 웃사를 그 자리에서 죽여버려서, 언약궤 운반 작업은 중단된다. 되게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게 이상한 이야기는 뭐다? 이야기가 축약되었거나 상징이거나.


단순히 소가 넘어진 게 아니다. 이는 언약궤를 다윗에게 넘기는 것에 불만인 집단이 일으킨 소요사태다. 인간은 자신이 가진 권리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침해당하면 격분한다. 하물며 대대손손 이어온 신권, 제사장 직분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빼앗기게 된 집단들이 이 상황를 수수방관하겠는가? 이 어마어마한 권력이 자신들 손에서 떠나가면 되찾을 길은 영영 없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유혈사태인들 불사하지 않겠는가. 해서 나곤의 마당에서 언약궤 탈취를 감행한 모종의 거친 행동들이 있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해서 다윗은 운반을 중단하고, 궤를 오벳에돔의 집에 보관토록한다. 하지만 다윗이 누구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력의지의 화신아니던가. 그는 악착같이 결국에는 이 언약궤를 다윗성으로 옮긴다. 이제 그는 모든 권력을 완벽히 거머쥔 것이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는 에봇(제사장옷)을 여보란듯이 걸치고는 깡총깡총 날뛰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다윗성에 입성한다.


그리고 이런 다윗의 모습을 창가에서 바라보는 미갈(사울의 딸이자 다윗의 첫번째 아내)의 눈에는 한없는 경멸이 담겨있다. 이제 이 기구한 운명의 여인 미갈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