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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로스트

로스트 2-11 The Hunting Party : 넘지 말아야 하는 선

by R.H. 2009. 8. 24.

<강력 스포 주의>


잭, 의사로서의 선을 넘어 버리다.

 

섬 밖에서의 이야기.

척추에 종양이 있는 외국 환자가 잭의 병원에 찾아왔다. 잭의 아버지는 수술 불가 판정을 내린다. 환자가 요구하는 것은 "수술"이 아닌 "기적"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절하게 호소하는 환자와 그의 딸을 안타까워한 잭은 수술을 약속하고 만다. 잭은 의사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만 것이다. 그는 의사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고 있다. 의사는 치료를 하는 사람이지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다.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는 환자의 딸(가브리엘라), 이 때 방에 들어온 잭의 아버지는 잭과 그녀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알아챈다. 그리고 잭에게 말한다.

 

There's a line son.You know it's there.And pretending it's not, that would be a mistake.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있어. 너도 알지. 그리고 그 선을 넘으면, 실수하게 되는 거야.]

 

결국 잭의 수술은 실패하고, 환자는 사망한다. 그리고 잭은 환자의 딸인 가브리엘라와 키스 한다. 그녀를 사랑해서 그런게 아니다. 그녀를 동정하고 안타까워했기 때문이다. 잭이 자신의 아내인 사라와 결혼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뭔데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섬 안에서의 이야기.

마이클이 난데없이 총을 들고 소란을 피우고, 자신의 아들인 월트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런 마이클을 찾아 나서는 잭과 로크, 소이어. 이 여정에서 잭과 로크의 대화.

 

로크 : 마이클을 따라 잡았다 칩시다.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건가요?

잭: 마이클을 데려와야죠.

로크: 만약 그가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으면?

잭: 데려 올 겁니다.

로크 : 마이클은 날 기절시키고, 우리 두 사람을 가둬 놓기까지 했죠. 마이클이 우리 말을 듣지 않을 거 같은데요.

잭: 그럼 그를 그냥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요?

로크 : 우리가 뭔데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Who are we to tell anyone what they can or can't do?]

 

로크 말이 맞다. 마이클이 도움을 원했다면, 저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마이클만의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것은 마이클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느 지점에서는 타인의 문제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로크는 알고 있는 것이다.

 

사라가 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

 

집으로 귀가한 잭. 그는 아내인 사라에게 가브리엘라와 키스한 사실을 털어 놓는다. 이 말 뒤에 사라는 잭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사라가 말하길 만나는 사람이 있단다. 거짓말이다. 그녀의 슬픈 눈동자와 눈물,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가 말해준다. 그녀가 만나는 다른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왜 사라는 거짓말을 하는 걸까?

 

사라는 잭과 함께 살면서 잭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것이다. 즉, 잭이 그녀와 결혼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동정심이었다는 걸 안 것이다. 잭은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감정의 선을 넘을 것이다. 사라는 이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또한 잭은 손에서 놓아주는 걸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사라가 다른 애인이 생겼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무너진 관계를 고치려(fix)들 것이다. 잭에게 포기란 없기에, 잭은 그녀를 놓아주지 못 할 것이다. 사라의 마지막 말

"You will always need something to fix." [당신은 항상 고치려 하는 사람이야.]

 

부부 사이에도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있다

 

마이클을 찾아 나서려는 진수를 강하게 제지하는 선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이들의 대화.

 

진수 "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 내가 싫어 하는거 알잖아."

선화 " 지난 4년간 난 항상 그렇게 살아 왔어요. 당신이 싫은 것처럼 나도 싫어."


이 장면을 한국 남자의 가부장적 태도라고 오해하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에피가 지속적으로 인간 사이에 지켜야 하는 선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볼 때, 한국 남자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라는 해석은 잘못 된 것이다. 이 장면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무리 부부간이라도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There is a line

 

드디어 잭 일행은 디아더스(the others)를 마주하게 된다. 디아더스 일당 중 한 명이 하는 말.

 

"Right here there's a line. You cross that line, we go from misunderstanding to something else."

[여기 선이 있어. 너희가 그 선을 넘어서면 오해 그 이상의 일이 일어나는 거야.]

 

인질로 잡힌 케이트를 구하고, 잭 일행은 물러나 캠프로 돌아온다. 그런데, 잭은 전직 경찰인 아나루시아를 찾아가 군대를 만들겠단다. 잭, 기어코 또다시 선을 넘겠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