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풍항1 편혜영 단편 <소풍> <사육장 쪽으로> "여자는 내심 여행을 가는 게 귀찮으면서도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W시에 다녀왔다는 자랑을 하고 싶어졌다. 아직 W시에 다녀온 친구는 없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 그들은 짬을 내어 W시로 여행을 간다. 그런데 이들이 여행을 왜 가는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여행자의 들뜸이나 설렘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여행 전 들른 마트에서 물건을 챙기는 모습도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여행지에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하나 가득 카트에 담는 남자가 여자는 못마땅하다. 쌀쌀한 날씨에 대비하여 겉옷을 고르는 여자를 남자는 잔뜩 인상 찌푸리며 쳐다본다. 자동차 안에서 나누는 이들의 대화도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들이 여행을 떠나는 시간을 봐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일이 끝.. 2017.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