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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

박완서 단편집 2권 <겨울 나들이 외,1975~1978> 간단 감상평 남편으로부터 소외된 여자, 아들을 잃은 여자, 그리고 남편을 잃은 여자.. 상실과 고통, 헛헛함의 시간들을 견뎌온 이 세 여자가 손을 맞잡은 순간, 서로를 위로하는 순간, 함께 동행 하기로 한 그 순간...그 아름다운 순간.. 모성애, 부성애, 효심, 부부애 등등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허상, 물거품.그 물거품으로 만들어진 집.. ‘법'이라는 말만 들어도 쪼그라드는 서민들에 대한 스케치. 가난하고 천박하고 억척스러우며 뻔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을 가슴 깊이 사랑한다. ‘빨갱이'라는 마법의 단어. 타인의 삶 산업화 시대의 심청이, 그 강인함에 대하여. 전쟁과 여자 비굴의 시대, 모멸의 시대, 능멸의 시대를 “쌍노메 베치'”라는 욕지기로 돌파하던 그녀... 무식하고 천박하며,.. 2018. 8. 9.
박완서 단편 <배반의 여름,1976> 어린 여동생의 익사를 경험한 '나'는 물이 무섭다. 이 사고 이후 부모님은 ‘나'에게 수영을 가르치려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나'는 물을 거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나를 풀장에 집어넣는다. 나는 허우적거린다. 버둥거린다. 그러다 순간 알아챈다. 발이 땅에 닿고, 물은 가슴팍밖에 오지 않는다는 걸... 물이 나를 배반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더 이상 물이 무섭지 않다. 아버지는 ‘낄낄낄' 웃는다. 초등학생이 된 나에게 아버지는 태산 같은 존재다. 화려한 술 장식과 황금빛 단추가 달린 멋진 제복을 입고 출근하는 아버지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크고,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가장 단단한 사람이고, 가장 근사한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나를 자신의 직장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알게 된다. .. 2018. 8. 8.
박완서 단편 소설 <저렇게나 많이!,1975> 대학 졸업 후 부잣집에 장가가길 바라는 남자와 부잣집에 시집가길 바라는 여자.. 애인 사이였던 이 둘은 서로의 욕망을 잘 이해했기에 쿨하게 헤어진다. 그리고 어느덧 7년의 시간이 흘러 흘러, 우연히 길에서 만난 이들.. 남자는 ‘다방에나' 가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남자는 코 앞에 있는 다방을 놔두고 먼 길 돌아 돌아 초라한 다방으로 들어서는데...다방 마담과 아가씨는 이 남자를 보자 반색 하며, 말 끝마다 ‘사장님, 사장님'하며 아양을 떤다. 남자가 자신을 과시할 만한 장소로 일부로 이 곳까지 끌고 온 것이다. 졸업 후 만난 대학 동기, 그것도 한 때 연인이였던 사이.. '질 수 없다'가 기본 감정인 건 당연하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원했던 부잣집 귀부인이 되질 못 했다. 어디 그게 말처럼 .. 2018.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