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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

사무엘하 9장-나는 관대하다 다윗은 뜬금없이 사울 집안에 남은 자가 있느냐면서 호의를 베풀고 싶어한다. 그래서 찾아낸 자가 사울의 손자이자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이다. 다윗은 그를 찾아내어 사울의 땅을 다 되돌려주고, 앞으로 다윗과 겸상을 허하는 어마어마한 은혜를 베푼다. 므비보셋 입장에서 이 상황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멸문지화 당한 자의 자손을 현재 권력이 찾아낸 것 자체가 공포와 전율이다. 다윗 앞에 나왔을 때 얼마 사시나무 떨들 바들바들 떨었을까.. 그런데 막상 다윗 앞에 나오니, 완전 자비로운 처사다. 이건 더 무섭다. 함정인가, 자신을 떠보는 것인가, 조롱하는 것인가.. 므비보셋이 엎드려 말하였다. "이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와 같은 저를 돌보십니까?" 스스로를 '죽은 개'라고 칭하는 비참한 자. 목숨을 구걸하는 것보.. 2016. 1. 27.
사무엘하 7장-성전 건축..견제 세력 성전 건축 계획 이제 다윗은 모든 것을 가졌다. 사울 집안을 몰락시킨 뒤 왕관을 얻었고, 언약의 궤를 자기 통제하에 두면서 신권도 장악했다. 하지만 에봇(제사장옷)을 입고 그 세를 과시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다윗은 성전 건축을 계획하고, 선지자 나단에게 이 일을 상의한다. 나단은 즉각 '뭔들 못하시겠냐면서 각하 뜻대로 하시라'고 시원하게 답하는데... 다음날 나단은 갑자기 딴소리를 한다. 지난밤 여호와의 말씀이 임하셨단다. 이 말의 뒷면을 살펴보면, 다윗의 성전건축에 강하게 반발하는 엘리트 집단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 말의 강도 역시 쎄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부터 오늘날까지 집에 거하지 아니하고 텐트에 거하며 살았거늘....내가 너희에게 나를 왜 나를 위해.. 2016. 1. 25.
유나의 거리(2014)-서민 환타지 3류 조폭과 룸싸롱 출신인 주인집 부부, 누나한테 빈대붙어 사는 무능력한 인간, 꽃뱀과 소매치기, 야반도주한 불륜 남녀, 전직 주먹인 독거노인이 모여사는 집에 어느 바른 생활 사나이가 이사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 문제 많은, 흠집 투성이인 인간들이 모여 살건만, 어째 이들이 사는 모습은 그럭저럭 아름답다. 서로 아웅다웅, 티격태격, 꿍시렁꿍시렁 거리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챙기고 도와주고 보듬어주면서 살아간다. 근데 이게 말이 되는가? 소매치기들이 의리를 지키고, 밑바닥 인생에서 건져내기 위해 건전한 일자리로 이끌어가고, 딸 버리고 나간 엄마가 딸과 상봉하여 서로를 보듬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야기는 현실에 없다. 가족 하나 없는 독거노인이 치매에 걸렸다 해서 마음 아파하고, 다함께 요양원에 문병가는 이.. 2016.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