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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에스더 1장~10장 : 설계자들

by R.H. 2018. 4. 30.





에스더서는 일단 재밌다. 이야기가 다이내믹하고 드라마틱하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소재로 가득하다. 얼핏 보면 신데렐라 스토리고, 얼핏 보면 위기에 처한 민족을 구해낸 영웅 스토리다. 다른 면에서 보면, 정치 권력의 충돌이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음모와 권모술수가 판치는 궁중 이야기다.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인데, 놀랍게도 성경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내용은 없다. 성경에서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우상숭배 금지도 없고, 하나님의 명령도 없고, 선지자의 예언도 없다. 아예 하나님, 주님, 야훼, 이런 단어가 등장하질 않는다. 하다못해, 예언자, 선지자도 등장하질 않음. 



위기에 처한 유대 민족을 구해달라고 에스더가 주님을 부르짖은 적도, 기도한 적도 없다. 놀랍게도 에스더는 주님이 아니라 페르시아 왕 앞에 엎드리고, 소원을 말했다. 유대 민족을 구한 것은 주님이 아니라, 페르시아 왕, 그리고 왕을 움직인 에스더다. 성경에 삽입된 내용 치곤 상당히 특이함. 에스라와 느헤미야에서는 이민족과의 결혼이 유대 민족을 망친다면서 이혼하라고 난리를 치는데, 에스더에서는 위기에 처한 유대인을 구한 건 페르시아, 오늘날의 이란 사람과 결혼한 여자이고. 바로 앞의 내용과 상충하기까지 하는데... 여튼, 



에스더는 자기의 민족과 혈통을 밝히지 않았다.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그런 것은 밝히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었기 때문이다.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잘 지내는지, 또 에스더가 어떻게 될지를 알려고, 날마다 후궁 근처를 왔다갔다 하였다. -2장 10절~11절

 


모르드개는 에스더의 사촌 오빠이자, 양아버지다. 궁궐에서 일하던 모르드개는 왕비 자리가 공석이 된 틈을 타서 에스더를 왕비 선발전에 참가시킨다. 날마다 후궁 근처를 왔다 갔다 하였다니... 에스더 왕비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한 모르드개의 안절부절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근데 에스더가 민족과 혈통을 밝히지 않고, 왕비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는 게 가능하긴 한가?? 뭐, 그렇다니까 그런 줄 알자. 이래야 이야기가 더 드라마틱하니까. 나중에 짜잔 하고 정체를 밝혀야 재미있으니까. 



이런 일들이 있은 지 얼마 뒤에, 아하수에로은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을 등용하여, 큰 벼슬을 주고, 다른 대신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혔다. 대궐 문에서 근무하는 신하들은, 하만이 드나들 때마다 모두 꿇어 엎드려 절을 하였다. 하만을 그렇게 대우하라는 왕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무릎을 꿇지도 않고, 절을 하지도 않았다. -3장 1절~3절



그런데 도대체 이건 무슨 깡?? 에스더 왕비가 모르드개 쪽 사람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거다. 또한, 모르드개가 단순히 궁궐 수비를 보는 쫄병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나라의 2인자인 하만에게 대거리를 할 만한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적어도 궁궐 경호대에서 높은 자리에 있거나, 수도방위사령부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 하만은 아각 사람이라고 하였는데, 아각 사람은 아말렉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왕궁에 있던 유대 민족 그룹과 아말렉 민족 그룹이 충돌한 것. 여튼, 뻣대는 모르드개가 눈엣가시일 것은 분명할 터. 하만은 모르드개와 그의 지지 그룹 유대 민족을 싸그리 없애버릴 계획을 세운다.



하만은 왕 앞에서 유대인들을 모함한다. '유대 민족은 자기들끼리만 모여 산다, 게다가 건방지게 제국의 법 말고도, 자기들 율법이라는 걸 따로 가지고 있으며 그걸 지킨다, 이런 걸 가만두면 안 된다'...라고 왕에게 아뢰면서, 유대인들 싹 밀어버리는 걸 허락하신다면, 은화 만 달란트를 국고에 입금시하겠다고 약속한다.(에스더 3장 8절~9절)



금 한 달란트는 20~40kg이라고 한다. 금괴 한 개가 12kg이니.. 금 한 달란트는 금괴 2개 정도의 가치. 금은 은의 10배 가치 정도라고 퉁치면, 은 만 달란트는 금 천 달란트의 가치. 금괴로 치면 2천개 정도. 12kg 금괴 한 개가 서울 집 한채 값이니... 은화 만 달란트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 2천여 채 이상의 값. 어마어마한 돈임. 



진짜로 유대 민족이 제국에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 굳이 저 거금을 국고에 낼 이유가 없다. 왕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건 왕에게 해로운 일이다. 다민족을 다스리는 제국의 황제가 별 이유도 없이, 특정 민족을 몰살하는 행위는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다. 그러니 왕이 하만의 말에 뜨뜨미지근했을 것.. 하여 하만이 어마어마한 돈을 기부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러면 쫌 땡기는 제안.



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곧 보발꾼들이 떠나고, 도성 수산에도 조서가 나붙었다. 왕과 하만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앉아 있었지만, 수산 성은 술렁거렸다. -3장 15절



왕은 하만의 청을 들어준다. 피바람이 예고되었으니, 도성이 술렁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은 제국의 운영자에게 좋지 않은 징후다. 그런데 왕은 여유롭게 하만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민심 따윈 눈꼽만큼도 개의치 않은 폭군인가, 민심의 향방도 가늠 못 하는 바보인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가...



모르드개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모르드개는 옷을 찢고, 굵은 베 옷을 걸치고, 재를 뒤집어쓴 채로, 성 안으로 들어가서, 대성통곡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에스더 왕후는 모르드개에게 옷을 보내, 평상복으로 갈아입길 권하지만, 모르드개는 이를 거부한다. 하여 에스더는 내시 하닥을 보내 내막을 자세히 알아보라고 한다. 모르드개는 칙령부터, 하만이 국고에 귀속시키기로 약속한 돈의 액수까지 낱낱이 알려주면서, 에스더가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그런데 에스더는 주저주저한다.



"임금님이 부르시지 않는데, 안뜰로 들어가서 왕에게 다가가는 자는, 남자든지 여자든지 모두 사형으로 다스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법은 모든 신하들과 왕이 다스리는 모든 지방 백성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임금님이 금으로 만든 규를 내밀어서, 목숨을 살려 주실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임금님이 나를 부르지 않으신 지가 벌써 삼십 일이나 되었습니다." -에스더 4장 11절



이에 다급해진 모르드개는 강하게 나온다. 아니, 불경스럽기 그지 없고, 거의 협박조다.



"왕후께서는 궁궐에 계시다고 하여, 모든 유다 사람이 겪는 재난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때에 왕후께서 입을 다물고 계시면, 유다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라도 도움을 얻어서, 마침내는 구원을 받고 살아날 것이지만, 왕후와 왕후의 집안은 멸망할 것입니다. 왕후께서 이처럼 왕후의 자리에 오르신 것이 바로 이런 일 때문인지를 누가 압니까?" -에스더 4장 13절 14절



너 혼자 궁에 있다고,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으냐, 입 다물면, 우린 살 수도 있지만, 너와 너희 집안은 절멸이다, 그리고 널 왕후 자리로 밀어 올린 게 누군데? 바로 나다, 라는 말을 좀 다듬어서 한 게 저 위의 표현임. 에스더 일생일대의 결단의 순간이다. 하만을 쳐내서 유대인 당을 살리는 민족의 구원자가 될 것인가.. 대충 상황을 숨 죽이고 보면서 자기 자리나 보존하고 앉아 있을 것인가. 드디어 에스더는 판을 벌일 것을 모르드개에게 명한다. 유대인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사흘 밤낮을 단식 투쟁 시켜라, 나와 시녀들도 단식 투쟁 하겠다. 그리고 왕 앞에 나아가 결판내겠다...



그러다가 죽으면, 죽으렵니다. -에스더 4장 17절



오... 그녀는 잔다르크, 아니 에다르크가 되기로 결단을 내렸다. 금식 3일째 되는 날, 에스더는 어전 안뜰에 나아간다. 천만다행이랄까. 왕이 규를 내밀어 그녀를 부른다. 왕은 웬일이냐며, 무슨 소청이라도 있냐고 묻는다. 사랑스런 왕비의 청이라면, 나라의 반이라도 떼어주겠다면서... 이런 스윗한 말을 듣고도 에스더는 웬일인지, 잔치를 열고 싶다면서 임금님과 하만이 오셨으면 좋겠다는 지극히 소박한 청을 올린다. 겨우 잔치에 왕과 총리를 초청하려고 이런 위험을 감수하다니.. 왕이 나라의 반도 떼어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뭐임?? 



그런데 왕비에게 다른 요구 사항이 있다는 걸 왕이 정말 몰랐을까?? 왕이 돌아가는 상황을 까맣게 몰랐을까? 유대인 집단들이 모여서 단체 금식하고 있고, 왕비도 같이 금식하고 있었다는 걸 정말 몰랐을까? 왕은 모른 척 하고 있었거나.. 서로 물 밑에서 이미 이야기들이 오고 갔을 것. 아니,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에스더가 금식했을 때부터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여튼,



잔치에서 왕은 에스더에게 한 번 더 묻는다. 간청할 거 있으면 하셈. 왕비가 원하면 나라의 반도 떼어주겠음, 이라고 또 한 번 확인 시켜주는데.. 에스더는 다음날에도 잔치를 열 테니, 임금님과 하만만 참석해 달라는 소박한 청을 또 올린다. 그러면서 그때 청을 올리겠다고 한다. 왕이 돌아가는 진짜 상황을 몰랐다면, 지대로 짜증을 부렸지 않았을까? 제국을 운영하는 바쁘신 몸에게 이틀 연속 단 두 명만 참석하는 파티에 오라 가라 하다니.. 국가적 대형 잔치에서 얼굴 비추지 않았다고, 와스디 왕후를 내치신 불같은 성질의 왕께서 이런 장난질을 참으실 분이 아닌데 말이다. 왕과 왕비가 이미 사전에 얘기가 오간 거 있다는 느낌적 느낌..



첫번째 잔치 날, 하만은 기분 좋게 퇴청하려는 데, 모르드개 이 놈이 또 고개 빳빳이 들고 시건방을 떠니, 하만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왕과 왕비에게 특별 대우를 받은 것 같으니, 그냥 가자. 에잇 툇툇툇. 하만은 집에 와서 부인과 자기 사람들에게 왕비가 자신과 왕만 초대해서 잔치를 벌여주는 특별 대우를 해줬다고 기분 좋게 자랑한다. 그런데 모르드개만 보면 기분이 잡친다면서 이 놈을 어찌할꼬..라고 하니..



"높이 쉰 자짜리 장대를 세우고 내일 아침에, 그자를 거기에 달도록 임금님께 말씀을 드리십시오. 그런 다음에, 임금님을 모시고 잔치에 가서 즐기십시오." -5장 14절



이런 특별 대우를 받는다면, 모르드개 한 큐에 보내버리는 일 쯤이야. 좋다. 이 놈을 내 단칼에 쳐내버리리라!!!



그 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자기의 통치를 기록한 궁중실록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자기 앞에서 소리를 내어 읽게 하였다. 실록에는, 대궐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죽이려고 한 음모를, 모르드개가 알고서 고발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6장 1절~2절



그 날 밤... 왕은 왜 잠이 오지 않았을까.. 왜 자다 말고, 실록을 가져오라 했을까...그리고 그 수 많은 기록 중에 하필이면 모르드개의 충성을 기록한 부분을 읽게 하였을까.. 에스더가 정말 파티 초청만 하고, 진짜 소원을 입도 뻥끗하지 않았을까? 충성스런 모르드개에 대해, 날로 힘이 강성해지는 하만의 오만방자함에 대해, 모르드개와 유대 민족을 학살하려는 하만의 월권에 대해, 그리고 그 하만의 계획이 도성을 위험하게 하고, 왕을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고...에스더는 왕의 귀에 대고 속삭이지 않았을까? 과연??



여튼 실록을 보니, 모르드개가 왕의 목숨을 살렸구먼. 이런 충성스런 모르드개에게 무슨 상을 내렸던고?? 딱히 별로... 라고 하니, 게 밖에 아무도 없느냐? 마침, 하만이 모르드개의 목을 매달 장대 설치 허락을 받으려고 왕궁 뜰에 와 있다. 그래, 하만을 들라 하라. 왕은 자신이 아주 특별 대우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해주까, 라고 하만에게 묻는다. 



하만이 생각하니, 특별 대우는 하만 자신인 거 같음. 착각도 이런 착각이... 고관대작에 올라 너도나도 그 앞에서 머리 조아리고, 님이 최고, 님이 최고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살면, 사람이 이렇게 됩니다. 그래서 하만은 임금님이 입는 옷과 말을 내어 그 사람에게 내주고, 그 사람을 도성에서 퍼레이드 해주면서 말 모는 신하가 앞에서 '임금님께서는, 높이고 싶어하시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대우하신다!' 라고 외치게 하라는 것이다. 



하만의 속내를 과연 왕이 몰랐을까. 감히 용포를 입혀 도성 퍼레이드를?? 왕이 이걸 들으면서, 요 놈 봐라 했을 듯. 하만 이 놈이 왕의 자리, 왕의 권력을 넘보는 게 맞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맛 좀 봐라, 요 놈. 왕은 하만더러 모르드게한테 이렇게 해주라고 명한다. 어, 이게 아닌데... 지 무덤 지가 판 꼴이다. 이거 완전 설계 당한 거. 하만이 집에 돌아와 아내와 자기 사람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니, 



"당신이 유다 사람 모르드개 앞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이제 그에게 맞설 수 없소. 당신은 틀림없이 망할 것이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시들이 와서, 에스더가 차린 잔치에 하만을 급히 데리고 갔다. -6장 13절~14절



하만이 완전 설계 당했다는 것, 함정에 빠진 거라는 걸 그들 모두가 안 것이다. 내시들이 잔치에 급히 데려갔다는데, 이거 상상만 해도 웃기다. 판 돌아가는 거 다 알아챘는데, 이건 뭐 완전 질질 끌려가는 것일 터. 이젠 잔치가 하나의 거대한 연극판이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상황이다. 둘째 날 잔치에서 왕은 왕비에게 소원을 말해보라며, 나라의 반이라도 떼어주겠노라고 다시금 약속한다. 이에 에스더는 자신과 자기 민족이 몰살 당하게 생겼다면서 목숨을 살려달라 한다. 왕은 누가 감히 이런 일을 벌이느냐고 진노하는데.. 



에스더가 대답하였다. "그 대적, 그 원수는 바로 이 흉악한 하만입니다." -7장 6절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혹은 뻗친 척 연기한) 왕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놀란 하만은 에스더 앞에 엎드려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하는데, 이 타이밍에 왕이 다시 등장. 하만이 에스더 침상 앞에 엎어져 있는 걸 보고, 네 이 놈 왕비를 범하려고 해!!! 응?? 하만이 완전 설계 당한 거 같어... 하만 끔살 당함.



왕은 하만에게서 되찾은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서 모르드개에게 맡겼다. 에스더는, 하만에게서 빼앗은 재산을 모르드개가 맡아 보게 하였다. -8장 2절



하만에게서 빼앗은 재산을 모르드개가 맡아보게 하였다고 했지, 모르드개한테 주었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럼 그 많은 하만의 돈은 누가 가져갔을꼬. 왕이 가져갔겠지. 왕이 설계한 거 라면, 정말 최고지 말입니다. 하만은 유대인 학살의 댓가로 은 만 달란트를 제안하였지만, 왕은 유대인 학살 안 하고, 하만의 전 재산을 가져갔지 말입니다. 왕이 유대인 학살해서 얻는 게 뭐 있다고, 민심만 흉흉해지지. 완전 꿩 먹고 알 먹기.



유다 사람들은 그들의 원수를 다 칼로 쳐 죽여 없앴으며, 자기들을 미워하는 자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였다. -9장 5절



하만이 제국 전역에 있는 유대인을 모두 죽이라고 왕의 이름으로 칙령을 내렸는데, 상황이 반전되어 유대인을 죽이려는 자들을 죽이라는 칙령을 내린다. 이것은 진정한 되치기. 이 역공이 성공한 날을 기념하여 부림절이라 명하고 기념일로 선포한다. 참, 이때에 원수들을 쳐 죽이긴 했지만, 재산을 빼았지 않았다고, 여러 번 기록해 두었다. 그렇다면, 그 재산은 또 누가 가져갔을까? 이것은 진정 왕의 승리다. 



한쪽의 힘이 너무 강해지는 것은 왕에게 좋지 않다. 그 세력을 눌러줄 다른 세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러니.. 하만의 세력이 너무 강해졌을 때, 모르드개 세력을 키워준 것. 그러면서 재산도 왕이 다 가져감. 얼핏 보면, 아하수에로 왕은 성깔은 좀 드럽지만, 에스더 왕비를 지극히 사랑한 로맨티스트로 볼 수 있는데, 아님. 정치 천재임. 숙종을 고뇌하는 로맨티스트로 사극에서 망쳐 놨는데, 아님, 숙종은 성깔 드러운 정치 천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