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약성경

사사기 9장 : 아비멜렉 (Abimelech) : 가시나무를 왕으로 세우니...

by R.H. 2011. 2. 11.

기드온은 제 손으로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했다. 제 손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제 힘으로 주변 세력의 지지를 얻어냈다. 별 볼일 없는 집안 출신이라고 제 입으로 말했듯, 그는 자수성가한 능력자다. 그런데 스스로 왕이 되진 않았다. 주변에서 왕이 되어달라고 난리인데도 거절한다. 40년간 사사로 지낼 뿐이었다. 기드온은 능력이 있으되 허영심은 없는 단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런 기드온이 죽은 후, 그의 아들 가운데 하나인 아비멜렉은 엉뚱한 야심을 품는다. 그는 제 외삼촌 동네 세겜에 가서 동네 사람들을 선동한다. 

'70명의 리더들 말을 들을래?, 아니면 나 한 사람 말을 들을? 글고 나는 니들하고 같은 핏줄이잖음.' 

오늘날로 말하면, 자기 고향에 가서 같은 고향 사람이니까 뽑아달라고 하는 모양새다. 그놈의 지역연고주의는 어디나 있나보다. 여튼, 세겜 사람들은 그의 지역주의 발언을 지지하고, 자금도 모아준다. 아비멜렉은 이 돈으로 reckless adventures, 요즘 말로 용역을 고용해서는 제 아비 집으로 간다. 거기서 제 형제 70명을 몰살해버린다. 

이 와중에 막내 요담(Jotham) 은 간신히 목숨을 피해 달아난다. 이때 요담은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처럼 좋은 나무들은 왕이 되기를 거절 하지만, 가시나무는 얼씨구나하고는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못난 이를 왕으로 만들어주는 대중의 어리석음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비멜렉의 통치 3년때에 세겜에는 가알(Gaal) 이라는 자가 이사를 온다. 그 역시 세겜 사람들을 선동한다. '아니, 도대체 아비멜렉 따위가 뭔데, 그런 인간을 모시고 삶??" 뭐 이런 식이다. 세겜 사람들은 그의 말에 동조하고 아비멜렉을 쳐내려는 계획을 꾸민다.

하지만 이 계획을 미리 알게된 아비멜렉은 세겜을 박살낸다. 그곳 사람들을 죽이고, 성을 부셔버리고 소금을 뿌린다. 아.. 어리석은 세겜 사람들... 가시나무를 왕으로 세우니 결국 그 가시에 찔려 죽었구나..


P.S : 아비멜렉 역시 결국에는 파멸한다. 데베스를 공격하다가 어떤 아줌마가 내던진 맷돌에 머리가 빠개져서 꼴사나운 모습으로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