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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욥기 42장 : 신의 대답, 욥이 옳다

by R.H. 2018. 5. 21.




주께서는 욥에게 말씀을 마치신 다음에,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분노한 것은, 너희가 나를 두고 말을 할 때에, 내 종 욥처럼 옳게 말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이제 너희는, 수송아지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마련하여, 내 종 욥에게 가지고 가서, 너희가 용서받을 수 있도록 번제를 드려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용서하여 달라고 빌면, 내가 그의 기도를 들어줄 것이다. 너희가 나를 두고 말을 할 때에, 내 종 욥처럼 옳게 말하지 않고, 어리석게 말하였지만, 내가 그대로 갚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 가서, 주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하니, 주께서 욥의 기도를 들어주셨다.<새번역> 욥기 42장 7절~9절



욥기 38장에서 41장에서 신은 욥을 혼낸다. 그런데, 그게 세 친구의 주장처럼, 욥이 죄를 지어서도, 욥이 악인이어서도, 욥이 불손해서도 아니다. 욥은 신에게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였는데, 이에 대한 답이었다. 답이 좀 싱겁기는 하다. 알려줘도 넌 몰라,니까...하지만 분명한 것은 욥이 정의로움과 올바름에 대해서는 어떤 판결도 없다. 왜냐하면 욥은 정의롭고 올바르니까.. 그래서 42장에서 세 친구에게 명령한다. 가서 욥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용서를 신에게 다이렉트로 구하라는 게 아니라, 욥한테 번제물을 가지고 가서, 욥이 세 친구들 신에게 용서해 달라고 부탁하면, 신이 그 기도를 들어 주신단다. 이 말은, 욥한테 니들이 먼저 가서 제대로 사과하라는 말이다. 어설프게 사과하면 안 된다. 똑바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래서 욥의 마음이 풀려 신에게 그 친구들을 용서해달라고 할 마음이 들 때까지 말이다.. 



밀양(원작:벌레 이야기)가 생각난다. 피해 당사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신에게 용서를 구한 인간.. 성경에서 이건 용납 불가다. 피해 당사자에게 송아지 일곱 마리와 양 일곱 마리, 그러니까 금전적 보상을 충분히 하고, 진정성 있게 용서도 구해야 한다. 피해 당사자에게 말이다, 신이 아니라.. 심지어 욥기의 세 친구는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세 친구가 욥의 재산을 빼앗고, 그 자식을 죽인 건 아니다. 그들은 2차 가해자다. 그런데도 송아지 일곱 마리와 양 일곱 마리를 번제로 내놓아야 했다. 이거 요즘 돈으로 환산해도 억대 아님?? 



여튼 이렇게 큰 물질적 보상을 하고, 당사자에게 똑바로 용서를 구하라고 했다. 그런데 1차 가해자가... 감히 1차 가해자가 지 멋대로 신에게 단독으로 사면을 받아?? 말도 안되는 소리. 밀양의 그 인간은, 세상의 수많은 밀양의 인간들은 성경을 읽지 않은 자들이고, 신에게 용서 받지도 못 했다. 



추가///


After the LORD had said these things to Job, he said to Eliphaz the Temanite, "I am angry with you and your two friends, because you have not spoken of me what is right, as my servant Job has. <niv> 욥기 42장 7절



욥기 42장 7절은 잘못 읽으면 양비론처럼 들린다. 욥처럼 옳게 말하지 않았다는 말이 욥도 옳게 말하지 않았다는 말로 오역 될 여지가 있는데(오역이라는 게 아니라, 그럴 여지가 있다는 것) 영어 성경을 읽어보면, 뜻이 분명해진다. 욥은 옳게 말하였는데, 니들은 옳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 신은 최종적으로 욥이 옳다고 해 준 것이다. 신이 욥에게 인간의 무지와 무능을 상기시키며 꾸짖는 분위기였지만, 욥은 옳다는 것. 그러니까 욥의 문제 제기가 옳다는 것이다. 아무 죄 없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이를 항의하는 욥이 옳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이유를 인간에게 신이 설명해준다 해도 인간이 가진 한계로 인해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