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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엘워드

엘워드 6-1 Long Night's Journey Into Day

by R.H. 2009. 8. 14.


 

알리스와 타샤 : 티나와 벳 이야기의  복사판 



6시즌 시작과 더불어 시작된 알리스와 타샤의 삐걱거리는 관계. 타샤는 알리스를 떠나려 하고, 알리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려 한다. 타샤는 바람 피는 생각만 해도 실질적으로 바람 피는 것과 같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알리스는 이점을 상기시키며, 대화를 좀 하자고 제안한다. 겉으로 드러난 이 두 사람의 문제는 생각의 차이다. 생각의 차이라 함은 이해의 차이다. 그래서 알리스는 대화를 통해 이해의 간격을 줄이려 한다. 



하지만 알리스와 타샤의 관계가 어긋나는 본질적인 이유는 물질적인 이유다. 다시 말해 이 관계가 힘들어진 이유는 알리스가 생각하는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정신적인 면)이 아니라 돈과 사회적 지위(물질적인 면) 변화로 인한 문제다. 타샤는 이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이번 에피에서 타샤가 알리스에게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타샤는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알고 있다는 게 나타난다.

  


We have nothing in common. It was exciting and hot to you when I was a soldier. 

[우리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내가 군인이었을 땐 너에게 (내가)짜릿하고, 섹시했지.] 


You're a snob. You weren't like this when I first met you. 

[넌 속물이야. 내가 널 처음 만났을 때 이러지 않았어.]



속물(snob)이라는 단어. 어디서 들어본 기억나지 않는가? 바로 티나가 친구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여기서 티나와 벳의 이별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그녀들이 헤어졌던 이유는 표면상으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 부족이었다. 벳은 자신의 버거움을 자신 안에 꾸깃꾸깃 집어넣기에 급급했고, 티나는 벳의 독선을 버거워했다. 그럼에도 벳과 티나는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정신적 불안정함을 물질적 완전함으로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티나에게 벳은 짜릿하고 섹시한 사람이었다. 타샤가 알리스에게 짜릿하고 섹시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벳의 짜릿함과 섹시함은 그녀의 사회적 지위에서 나왔다. 갤러리 운영자, 미술관 관장 같은 폼 나는 직업에서 말이다. 그런데 벳이 실직하면서 이런 사회적 지위라는 섹시한 포장지가 벗겨지게 되자 그 동안 불안정했던 이해와 소통 부족이 도드라지게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타샤의 사회적 지위(장교)가 벗겨지면서 알리스와의 관계에서 이해와 소통의 간극이 도드라져 보인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알리스는 이번 에피에서 정신과 상담을 제안한다. 이는 1시즌에서 티나가 벳에게 제안했던 일이다. 그때 벳은 상담을 매우 꺼려했는데, 타샤 역시 상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알리스와 타샤의 삐걱거리는 관계는 이전 시즌에서 보여줬던 티나와 벳의 이야기의 복사판이다. 이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동일한 스토리를 이전 시즌에서 보여줬는데 말이다. 벳과 티나처럼 상담하고, 애 낳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할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알리스의 말에 약간의 힌트가 있다. 


I'm not ready to loose you. [너와 헤어질 준비가 안되었어.] 


음..'널 잃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지 않고 '헤어질 준비가 안되었다' 고 말하는 알리스. 감정 사납게 헤어지지 말고, 우호적으로 헤어지자고 말하는 듯하다. 마지막 시즌이라고 맘 편히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는 없을 듯.

 

  

벳과 티나 : Judgmental, Blase 



과거 티나는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것을 꺼려하는 성격이었다. 대표적인 예를 찾아보면, 1-2에서 알콜 중독 치료의 일환으로 "12 step thing"을 하려는 킷과, 짜증 부리는 벳. 그리고 이 두 자매의 말싸움에 끼어들기 싫은 티나는 그녀들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표시를 역력히 내면서 자기 방으로 가려 한다. 또 1-3에서는 술 마시는 킷을 왜 말리지 않았냐는 벳의 질타에 "내가 끼어들게 아니잖아."(It's not my place.) 라고 말하기도 한다. 



1시즌 2에피에서 제니와 팀의 디너 초대를 받은 벳과 티나. 이때 벳은 제니와 마리나의 관계를 눈치채고는 마리나에게 충고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불편해하며 집으로 돌아오면서 티나에게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티나는 벳이 다른 사람의 관계에 끼어드는 걸 이상하게 여긴다.

  

티나 : Why are you being so judgmental? [넌 왜 그렇게 비판적이야?] 

벳 : Why are you being so blase? [넌 왜 그렇게 무관심한데?]



이제 이번 에피를 보자. 쉐인과 제니 사이의 문제를 대하는 벳과 티나의 태도는 이전과 정반대다. 특히나 티나는 쉐인에게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라" 면서 따끔한 충고를 한다. 그리고 이런 티나의 말에 조심스레 한마디 하는 벳. Judgmental. 이 말은 이전에 티나가 벳에게 했던 말이다. 그런데 이제 이 말을 거꾸로 벳이 티나에게 하고 있다.


 

You might be...being a little bit  judgmental. I think we all have to take account...you know... a lot of things before we can judge anyone else' behavior. [너 조금 비판적인 거 같은데...우리가 다른 사람의 행동에 판단을 내리기 전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


[티나님의 심기 거슬를까봐 이쁜 표정과 손짓하면서 말하는 벳. 진짜 많이 변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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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죽음? 

 

이번 시즌 시작인 이번 에피의 도입부는 "제니가 죽었다." 라는 프롤로그를 깔고 시작합니다.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상상과 추측을 한번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과연 제니가 죽은 걸까? 일단은 "아니다." 라고 우겨보기로 하겠습니다. 


제니는 이전부터 자신의 글쓰기(상상) 속에 자신을 집어넣곤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상(글) 속에서  제니는 "자신"을 수동적 위치에 있는 사람, 희생자, 타인의 조롱 거리, 혹은 자살하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반면에 "주변 인물"은 제니를 통제하고, 구경하고, 희롱하는 가해자로 묘사하죠. 


다시 이번 에피의 도입부로 돌아오면, 제니는 이번에도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 인물들이 가해자로 혐의를 받고 있죠. 음. 그래서 저는 이것이 제니의 글쓰기(상상) 속 내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특히나 제니의 영화 마지막 부분을 수정할 것을 요구 받은 상황을 고려해볼 때 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점은 알리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제작된다는데, 이 스핀오프가 제니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제니의 글쓰기(상상)라고 추측하는 건 좀 그렇긴 한데.. 


6시즌 시작하기 전에는 "제니의 죽음" 을 훼이크 영상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건 틀렸네요. 그래도 제니가 실제로 죽은 것은 아니라고 고집을 부려보기로 하겠습니다. (한번 그 쪽으로 생각 굳히면 고집불통으로 끼워 맞추는  이 놈의 어거지 성격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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