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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고전

아테네와 아라크네 -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by R.H. 2016. 7. 31.


풀스토리는 여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32857&cid=41869&categoryId=41869


아테나와 아라크네의 수놓기 대결은 겁없이 신에 도전한 인간의 오만, 그리고 그에 대한 댓가라는 교훈으로 알려진 이야기다. 헌데 이런 류의 이야기는 심심하고 따분한 널리고 널린 이야기다. 심심하니까 다른 측면에서 이 이야기를 한 번 살펴보자.


"아테네는 자기 직물에 포세이돈과의 경쟁 광경을 짜 넣었다." 이 광경을 묘사할때, 자신만이 아니라 경쟁 상대인 포세이돈의 모습 역시 웅장하고 위엄있게 묘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양이 한 가운데 그려졌고, 네 가장자리에는 신들에게 감히 경쟁할고 대드는 교만한 인간들에 대한 신들의 노여움을 예시하는 사건들이 그려저 있었다." 즉, 아테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 자기의 투쟁, 자기의 욕망을 작품의 핵심 주제로 삼고, 세상의 어리석은 자들에 대한 비판은 주변적인 것으로 다루었단 뜻이다.


그런데 "아라크네의 직물은 신들의 실패와 과오를 표시하기 위하여 고의로 선택한 소재들로 충만되었다." 즉, 아라크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담지 않은채, 타인을 조롱하고 비웃는 것을 작품의 핵심 주제로 삼았다는 말이다. 


단순히 신을 모욕해서 아라크네의 작품이 찢겨진 것만은 아닌 것이다. 아라크네의 작품이 기술적으로 제아무리 잘 만들어졌다해도, 작품에 자기 자신은 담기지 않은 채, 그저 찧고 빻는 타인에 대한 조롱만이 있다면, 신으로부터든, 관람자로부터든, 선택될 수 없는 이류로 취급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