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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리뷰/로스트

로스트 6시즌 마지막회

by R.H. 2010. 12. 18.





"삶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우리는 그 두 가지 차원에서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하나는 물결과 같다. 그것을 우리는 역사적 차원이라 부른다. 나머지 하나는 물과 같다. 그것을 우리는 궁극적 차원 또는 열반이라고 부른다. (중략) 역사적 차원에서, 우리는 태어나고 죽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날 당신은 슬퍼한다. 누군가 당신 곁에 가까이 앉아 관심을 보여 주면 위안을 느낀다. 그의 우정과 부축을 받고 따뜻한 손을 잡는다. 이것은 물결의 세계다. 물결의 세계에는 탄생과 죽음, 높음과 낮음, 존재와 비존재가 있다. 물결 하나에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그러나 물의 세계에는 그런 것들이 없다. 거기에는 태어남도 죽음도, 존재도 비존재도, 시작도 끝도 없다. 물의 세계에 들어갈 때 우리는 사물을 그것의 궁극적 차원에서 보게 되고 태어남과 죽음, 시작과 끝, 존재와 비존재 따위의 관념에서 벗어난다. (틱낫한, Touching Peace 中)


악마가 인간을 가장 괴롭히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었다면, 그것은 분명 시간이라는 환영일 것이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개념 속에 갇혀 끊임없이 고통 받는다. 시간이라는 관념이 있기에 시작과 끝이 있고, 시작과 끝이 있기에 삶과 죽음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염려하느라 정작 현재를 살지 못한다. 로스트 속 그들 역시 그랬다. 과거의 기억과 실수에 괴로워하고, 자책하고, 집착하고.. 그리고 현재의 선택이 잘못된 미래를 가져올까 전전긍긍했다. 이렇게 시간이라는 관념은 인간을 끊임없이 흔들어대고 못살게 구는 놈인 것이다.

그런데 로스트 마지막회에서 그들은 드디어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게 된다. 헌데 그들이 이러한 시간이라는 관념을 벗어나 평안을 얻게된 계기는 과학 이론도 철학도 전지전능한 신도 아닌, 소중한 사람들간의 '터치' 였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신념으로 끊임없이 충돌하고 서로 다른 답을 제시하며 으르렁댔지만, 궁극의 답은 "인간" 이었던 것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인간을 이야기하니까.. 여튼, 그들은 그렇게 삶과 죽음, 시작과 끝, 존재와 비존재의 관념에서 벗어나 궁극의 차원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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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리뷰는 그저 마침표를 찍는다는 기분으로 올립니다. 너무 늦은 마침표긴 하지만..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