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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소설

도스또예프스끼, <스째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1859>

by R.H. 2019.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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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스토리, 단순한 결말, 단순한 캐릭터. 이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도스또예프스끼 소설답지 않게 말이다. 스토리랄 것도 없다. 주인 나리 상투 잡고 깝죽대는 광대 놈과 주변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에피소드 몇 개가 전부다. 결말은 단순하다 못해 동화적이다. 착한 주인 나리는 젊은 아가씨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거다. 

 

 

또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는 어떠한 복잡성도 없다. 다층적인 성격도 없다. 한 인물에 한 성격만이 부여되었다. 예고르 아저씨에게는 '착함'이, 예고르의 엄마에게는 '이기심'이. 포마에게는 '일그러진 자존심'이 부여되었다. 바흐체예프는 투덜이 캐릭터고, 따찌야나는 "한 걸음만 더 가면 정신 병원" 행인 과대망상증 여자이며, 팔랄레이는 정직과 바보 사이에 있는 하인이며, 비도블라소프는 자기 성(last name)을 자꾸만 바꿔대다가 정신병원으로 가는 하인이다.(이를 좀 과하게 해석하자면, 자기 정체성을 끊임없이 부정하는 자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린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다. 한 편의 희극, 아니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다. 스토리랄 것은 없지만, 일상적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고, 캐릭터들은 과장되어 있으면서 단편적이고, 한 인물에 한 성격만 부여된 것이, 딱 시트콤이다. 도스또예프스끼 소설 중에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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