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드리뷰/로스트56

Lost 3시즌 : 줄리엣, 조용한 카리스마 섬 밖에서 제약회사 연구직원이었던 줄리엣. 늦은 밤 약 좀 가져오려 들른 연구소에서 이 회사 사장인 전남편을 민망한 모습으로 만난다. 전남편이 연구실에 들른 이유는 여직원과 즐기기 위해서다. 여기서 안절부절 못해야 하는 사람은 전남편이다. 그런데 되려 줄리엣이 쩔쩔맨다. 당찬 여자라면, 한 마디 쏴 주고 나가겠지만, 줄리엣은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그것도 나갈 때 불 꺼달라는 전남편의 뻔뻔한 요구도 들어주면서... 이처럼 소심한 그녀에게 어느 날 찾아 온 리쳐드 알퍼트는 줄리엣에게 연구팀장을 이끌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줄리엣은 전남편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라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당찬 여자라면, 전남편(회사 사장) 앞에서 담판 짓겠지만, 줄리엣은 전남편이 차에라도 치여 죽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 2010. 1. 12.
Lost 2시즌 : 아나루시아, 독재형 리더쉽 I'm going Ana. I Don't want to be a part of this. I know everything you've done for us. And I wouldn't even be alive if it weren't for you. But I'm going. 버나드 : 난 가겠소. 이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우릴 위해 많은 일을 한 걸 알아요. 그리고 당신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난 살아있지도 못했을 거요. 하지만 난 가겠소. - 2시즌 8에피 Collision 비행기 꼬리 부분 생존자들을 통솔하는 아나루시아. 치켜 뜬 눈 하며, 신경질적인 말투, 모든 사람을 하인 부리 듯 하는 태도. 상당히 거슬리는 여자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의 독재형 리더십을 순순히 따랐다. 상황이 열악.. 2009. 11. 13.
로스트 5시즌 마지막회 (1) : 네 안의 신을 죽여라 벤 : Why do you want me to kill Jacob, John? 로크 : Because... Despite your loyal service to this island, you got cancer. You had to watch your own daughter gunned down right in front of you. And your reward for those sacrifices? You were banished. And you did all this In the name of a man you'd never even met. So the question is, Ben, why the hell wouldn't you wanna kill Jacob? 벤 : 왜 나더러 제이콥을 죽이라고.. 2009. 9. 7.
로스트 5-14 The Variable : 인간이 변수 아직 섬에 오기 전의 패러데이. 그는 자신의 실험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 티비에서는 오세아닉 815편의 잔해가 심해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그는 눈물 흘린다. 페러데이는 지금 이 시점에서 오세아닉 사건의 실체를 알지도 못하고, 희생자 가운데 아는 사람 하나 없다. 그런데 그는 너무도 슬프다. 우리는 대개 타인의 고통에 무감하다. 특히, 사건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티비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건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하다. 아프리카에서 제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제 3 세계의 어디선가 국민들이 대량 학살을 당한다 해도, 어디선가 대형 자연 재해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소리를 들어도, 대부.. 2009. 9. 7.
로스트 5-13 Some Like It Hoth : 아버지, 복잡 미묘한 그 이름... 지금까지 로스트 등장 인물 가운데 아버지와 문제가 없는 인물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로스트에서 아버지라는 단어는 매우 복잡 미묘하다. 잭에게 아버지는 넘어야 할 산이고, 케이트와 로크에게 아버지는 반드시 도려내야 하는 썩은 고름이다. 진수에게 있어서는 부끄러운 존재이며, 헐리에게 아버지는 책임감 없는 이기적인 존재다. 그 밖에도 어린 아들을 학대하는 벤의 아버지, 어린 아들에게 칼 쥐어주며 닭모가지 쳐내라는 잔인한 사이드의 아버지 등등. 로스트에서 아버지는 시종일관 부정적인 모습이다. 근원으로서의 아버지 그렇다면, 마일즈에게 아버지는? 그에게도 아버지라는 단어는 무겁고, 버거운 단어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믿고 있는 마일즈는 아버지를 증오한다. 동시에 왜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렸는지 알지 못한.. 2009. 9. 7.
로스트 5-12 Dead is Dead 로크가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이번 에피의 제목은 Dead is Dead [죽은 것은 죽은 것이다] (이번 시즌 피날레를 이미 본 사람은 이 제목의 뉘앙스를 이미 알 것이다. 스포있다고 상단에 적어 놓기는 하였으나, 너무 큰 스포이므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겠다.) 로크는 왜 자신을 죽였냐고 벤에게 묻는다. 이에 벤은 구구절절 자기 합리화의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로크는 깔끔하게 한마디만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사과일 뿐이라고.. 섬에서 자기 합리화와 변명은 용납되지 않는다. 섬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다. 진정성을 담은 "내가 잘못했다." 라는 단 한마디. 참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말이기도 하다. "내가 잘못했다." 혹은 "내 판단이 .. 2009. 9. 7.
로스트 5-11 Whatever Happened Happened 이번 에피의 제목, "Whatever Happened Happened"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고, 일어나야 할 일은 일어난다면, 도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과연 무엇인가. 인간의 자유의지와 선택은 애당초 있지도 않은 허망한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1주일 뒤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그 1주일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1주일 동안의 행동 결과로 천국이나 지옥에 가는 일은 없다고 가정해 보자. (천국에 가기 위해, 혹은 지옥 가는 것이 두려워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선함이 아니다. 이것은 이기심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행위의 결과로 천국이나 지옥에 가는 일은 없다는 가정을 한 것.) 아마, 누군가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흥청망청 오만 악.. 2009. 9. 7.
로스트 5-10 He's Our You : 야만의 본능 vs 자유의지 잔인함 : 인간의 타고난 야만 본능 닭 모가지를 비틀라는 아버지의 불호령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형 대신 일을 처리하는 동생. 어린 시절 사이드다. 사이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죄의식도, 두려움도 없이 닭 모가지를 비틀어 버린다. 꼬마에게서 나오는 살벌한 냉기. 인간의 잔인함은 타고난 본능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는 3-11 에피 에서 불쌍한 고양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언급) 허나, 사이드에게 이에 대한 죄를 물을 수는 없다. 그는 아직 사리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니까. 자유의지 : 야만의 본능을 제어하려는 인간의 몸부림 사이드 : 그 남자를 죽이라는 제안을 나에게 하려고 여기까지 온 겁니까? 벤자민 : 원치 않나요? 사이드 : 내가 왜 그 일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벤자민 : 왜냐하면,.. 2009. 9. 7.
로스트 5-9 Namaste 1977년의 섬으로 돌아온 잭, 헐리, 케이트.. 이들은 용케도 진수에게 발견되어 새로운 달마 일원이 되었지만, 사이드는 불행히도 성질 더러운 라진스키에게 발견되어 철창 신세가 된다. 이날 밤. 위험에 처한 사이드 문제를 논하고자, 잭은 제임스를 찾아간다. 사이드가 고문이라도 받으면 어찌 될 것인가. 사이드가 자신의 정체를, 다른 로스티들의 정체를 드러내기라도 한다면? 지금 상황은 아주 급박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제임스는 천하 태평하게 책을 읽고 있다. 멋들어지게 윈스턴 처칠을 인용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잭의 태도를 비난한다. 잭의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잭은 그 누구보다도 이타적인 인물이다. 자신이 한 약속은 지키려 노력하고, 곤란에 빠진 사람은 최선을 다해 돕는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선함' 은 도.. 2009. 9. 7.
로스트 5- 8 LaFleur 현재를 잡아라 (Seize the days) 1977년 달마 이니시어티브의 리더 호레이스는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영어식 발음이다. (위키백과) 우리에게는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인용되어서 유명한 "Carpe Diem" 이 바로 이 호라티우스가 지은 시라고 한다. 카르페디엠은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s)' 라는 뜻의 라틴어다. 로스트 5시즌 마지막 회를 보면서 느낀 점인데, 어쩌면 호레이스의 카르페디엠이라는 시가 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그 무엇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로스트의 인물들처럼, 우리 역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염려하느라, 정작 중요한 현재를 낭비해버리고 있는 우리 말이다... 2009. 9. 7.